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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사장, 박근혜 따라하기?

노조 출근 저지하자 주차장에 천막 집무실
임원회의 20분 만에 떠나…"쇼맨십 사장"

김성후 기자  2010.03.03 16: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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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철 MBC 사장이 3일 노조의 저지로 사옥 출입이 막히자 여의도 MBC 주차장에 설치한 천막에서 임원회의를 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주차장에 난데없는 천막 2동이 설치됐다. 이날 오후 1시쯤, 천막 안에는 책상과 의자, 전화기, 온풍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곳은 김재철 MBC 신임사장의 임시 집무실.

김 사장은 출근 첫날인 2일 노조 저지로 출근이 무산되자 이튿날인 3일 천막 집무실이라는 반짝 아이디어(?)를 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노조가 출근을 막자 주자창에 설치된 천막으로 향했다. 천막은 오전 8시쯤 설치됐다.

천막 진입을 놓고 김 사장과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사장은 "공영방송을 지키는 일을 하게 해달라. 사원들의 걱정을 받아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고, 이 위원장은 "정권의 홍보방송사가 된 뒤에 일을 하면 무슨 소용인가. 방송문화진흥회를 상대로 방송의 독립성을 위해 싸워달라"고 맞섰다.

김 사장은 9시20분쯤 천막에서 임원회의를 주재했다. 경비 10여명이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시작된 임원회의는 노조 집행부가 천막으로 들어가 항의하면서 중단됐다. 김 사장과 노조 집행부는 10분이 넘게 공방을 벌였다.

이 위원장은 “지금 상황이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일하기 전에 선결조건이 있고,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구성원들이 사장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사장은 “공정방송 하겠다. 당당히 권력과 맞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사원들이 저를 한강에 매달아 버리세요.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방이 계속되자 김 사장은 10시20분 천막을 나와 회사를 떠났다.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여의도 한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지난 2004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여의도 공터에 천막 당사를 설치한 지 6년 만에 여의도에 천막이 생겼다”며 “천막 집무실은 구렁이 담 넘듯 출근 저지의 벽부터 타 넘고 보자는 김 사장의 보여주기 쇼맨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MBC는 기자들의 정문 출입을 통제해 빈축을 샀다. 출입증이 없는 기자들의 정문 진입을 막았던 MBC는 사옥 진입마저 제한했다. 특히 기자들의 출입증도 정지시켜 것으로 드러나 취재 통제 논란이 일고 있다.

MBC 홍보국 관계자는 “사장이 천막에서 집무를 보는 현 상황이 유지되는 동안 기자들의 MBC 출입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