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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밴쿠버 승전보'에 웃었다

증권가, 47억 흑자 전망…KBS·MBC '울상'

민왕기 기자  2010.03.03 15: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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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남아공월드컵 협상은 오리무중

“SBS가 신나게 동계올림픽을 독점중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울분을 삼키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KBS 사원이 아닐 것이다.”
KBS 김인규 사장이 2일 KBS 창립 37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위기감과 울분이 동시에 묻어났다.

반면 SBS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이상화·이승훈의 금메달, 영화 ‘국가대표’로 조명받은 스키 점프, 전통적으로 강호의 면모를 보여온 쇼트트랙, 게다가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완벽 연기로 세계의 찬사를 받는 등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어느 때보다 성황리에 끝났다. 그렇다면 적자를 각오했다던 SBS의 손익계산서는 어떨까.

당초 SBS 측은 올림픽 기간 중 70억원의 광고 수주 사실을 밝히며 총 1백억원의 광고와 20억원의 협찬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2일 한국방송광고공사(이하 코바코)의 동계올림픽 방송광고 판매액 집계 결과에 따르면 SBS는 총 1백42억원의 판매액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김연아의 경기에서만 50억원의 광고를 수주했다.

여기에 ‘우리 기업은 대한민국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같은 협찬 광고는 당초 예상했던 20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또 인터넷·IPTV 판매분, 향후 동계올림픽 특집 방송 광고 분까지 합하면 수익은 1백80억~2백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비교하면 전례 없는 특수다. 당시 SBS는 2억원을 수주했고, 방송3사 통틀어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김인섭 코바코 홍보부장은 “김연아 효과에다 선수단의 선전으로 예상을 웃도는 판매액을 기록했다”며 “새벽부터 오후 2시까지, 평소라면 광고가 없는 시간대에 물량이 몰려 그만큼 실익도 컸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드라마 등 황금시간대를 피해 당초 광고분과 상충되는 부분이 없었다는 얘기다.

최고 시청률이 49.8%까지 치솟았고 점유율은 최고 78.3%를 기록해 시청률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등 SBS로서는 행복한 동계올림픽을 치렀다. 특히 SBS 8시 뉴스는 지난달 26일 21.8%(이상 AGB닐슨)의 시청률을 기록해 숙원이었던 20%대 시청률을 넘어섰다.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가 상상을 초월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SBS는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중계권료와 제작비를 빼고 나면 손익을 알 수 없다는 것. SBS 정책팀 관계자는 “당초 80억원의 제작비를 예상했지만 방송시간을 늘리면서 이를 웃돌 걸로 보인다”며 “흑자인지, 아닌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SBS가 단독중계로 47억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SBS는 밴쿠버를 포함해 4차례 열리는 동·하계올림픽 중계에 모두 7천3백20만 달러를 지불했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1차례에 1백90억원을 지불한 셈이지만, 동계올림픽 중계료가 하계올림픽 보다 훨씬 싸다는 점에서 증권가의 ‘흑자예상’이 타당성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KBS와 MBC 쪽에선 ‘월드컵이나 하계올림픽보다는 이번 동계올림픽이 알맹이’라는 말도 했었다.

한편 스포츠 콘텐츠를 SBS가 독점,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될 소지가 높다는 점에서 ‘SBS의 독주’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방통위나 국회, 정부 쪽에서 이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실제로 남아공 월드컵도 중계협상에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3사 본부장급이 모여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문제를 논의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3사가 7백50억원에 달하는 방송권료를 어떻게 배분할지다. SBS 쪽에선 2007 여자월드컵 등 의무 중계에 든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입장이고, KBS와 MBC 쪽에선 중계권료를 올려놓은 만큼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절충안이 없는 상황에서 방통위 등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해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