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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규 심사위원장·건국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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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09년도 한국기자상 심사에는 7개 부문에 모두 82건의 후보작이 출품되었다. 여기에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던 작품 65건 외에 17건의 작품이 새롭게 추가되어 한국기자상에 대한 취재 현장의 관심과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14편이 예심을 통과하였고 최종 8편이 부문별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수상작 중 기획보도가 5편을 차지하여 치밀한 기획에 의한 심층적인 탐사보도가 최근 저널리즘의 대세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먼저 취재보도부문의 경우 MBC의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 및 이메일 사태’ 보도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일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취재 영역의 성역으로 간주되는 법원 내부 문제를 용감하고 집요하게 파헤쳐 아직도 논의가 진행되는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당사자의 사과는 물론 제도 개혁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기획보도부문은 경향신문의 ‘연중기획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한겨레신문 한겨레21의 ‘노동 OTL 연재 기획’ 그리고 KBS 탐사보도팀의 ‘전자발찌 1년-내 아이는 안전한가?’ 등 세 작품이 선정되었다. ‘연중기획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결론을 제시했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기획이 방대하고 심층적이며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을 잘 결합시켜 새로운 보도기법을 제시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한겨레21의 ‘노동 OTL 연재기획’도 주입식, 계도식 기사쓰기에서 벗어나 노동현장에 대한 건강한 문제의식, 헌신적인 취재, 내러티브 저널리즘이라는 혁신적인 보도방식 등을 통해 체험기사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 방송기획보도인 ‘전자발찌 1년- 내 아이는 안전한가?’는 다소 기획력이 떨어지고 선정성이 발견되는 등 작품성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 이슈에 대한 사회구성원들 인식의 전환과 제도 개선을 유도하는 등 보도의 사회적 파급력이 매우 컸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대구MBC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오류, 인권을 말한다’가 심사위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작품은 지역방송사이면서도 성역 중 하나로 간주되어온 국과수 문서감정 분야의 신뢰성을 취재하여 문서감정 오류를 장기간에 걸쳐 문제제기함으로써 국과수가 오류를 인정하게 만들었고 후속보도를 통해 관련 제도가 개선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게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KBS순천의 ‘한센병 백년특집 다큐멘터리 ‘100년의 참회록’’과 부산MBC의 ‘집중점검 닻올린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지역기획보도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전자의 경우 신선한 아이템의 발굴이라는 점에서는 다소 미흡했지만, 외면하기 쉽고 놓치기 쉬운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과 프로그램 구성의 짜임새와 영상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자는 정치적 여건상 다루기 쉽지 않은 문제를 과감하게 치고나가 지속적인 현장 점검과 증거 제시를 통해 주제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다른 비슷한 보도와 차별성을 인정받았다.
전문보도의 경우 사진보도부문에 출품한 CBS의 ‘불길에 휩싸인 철거민’ 작품이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2009년도를 대표하는 사건 중 하나인 용산참사의 충격적인 모습을 사진 한 장에 아주 간결하고 극명하게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논란 끝에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작품도 여럿 있었다. 중앙일보가 출품한 ‘보는 뉴스 기획 인포그래픽 인천대교 준공 외 11건’은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인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의 변화를 잘 반영해내고 있고, 그래픽 활용의 수준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팀 중심의 모음집적 성격이 강해 평가대상이 모호하다는 지적과 함께 재심까지 가는 논란 끝에 탈락했다. 연합뉴스의 ‘소식통 북 김정일, 삼남 정운 후계자 지명’, 한국일보의 ‘효성첩보보고서 단독입수 등 효성 축소수사 의혹 연속 특종 보도’, KBS의 ‘최초공개 외환위기 비밀문서‘ 등도 심사과정에서 장시간 토론의 대상이 되었던 작품들이다.
“올해는 한국 기자상 대상이 나올 수 있을까?” 심사 전 기자협회보에 게재된 관련 기사의 제목이었다. 이는 그동안 7년째 대상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 심사에 대한 언론 현장에서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심사위원들 또한 이러한 기대를 잘 알고 있었기에 이제는 격려 차원에서라도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강한 의지를 갖고 심사에 참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 역시 대상감을 찾는 데 실패하였다.
오히려 출품작들의 수준이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평이다. 특히 정치보도부문의 약화를 지적하는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이 최근의 취약해진 취재보도 환경과 그로 인한 기자정신의 후퇴를 반영한 결과가 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내년에는 대상 감이 차고 넘칠 수 있도록 보도 현장에서의 분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