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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 중계권 절충안 없나

SBS, KBS·MBC와 입장차 뚜렷

민왕기 기자  2010.02.24 13: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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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3사 본부장 만나 논의할 듯

SBS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독점중계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지상파 3사가 6월로 다가온 남아공 월드컵 중계 문제와 관련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KBS, MBC, SBS 등 3사 제작부장단은 방송통신위원회 주재로 모여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와 MBC 관계자들은 “지난 주 1차로 부장단이 만났고, 24일 3사 본부장급이 만나기로 했다”며 “합리적 선에서 협상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 그러나 각 사의 입장차가 여전히 팽팽해 남아공 월드컵 협상 역시 난항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액 문제가 쟁점이다.

SBS가 2006년 코리아풀보다 더 지급한 증액분을 포함한 중계권료와 △2007년 청소년 월드컵 △2007년 여자월드컵 △2007년 17세 이하 월드컵 등 의무 중계에 든 부대비용을 KBS, MBC 양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

SBS 성회용 정책팀장은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한국과 북한의 동반 진출은 물론 일본의 진출로 가치가 높아졌고 월드컵 중계권을 위해 SBS가 희생을 감수해 온 만큼 정당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KBS와 MBC는 ‘합리적인 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SBS가 코리아풀 파기로 월드컵 중계권료를 천정부지로 올려놓은 만큼 SBS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KBS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SBS가 올려놓은 증액분에 대해선 ‘엔 분의 1’로 배분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합리적인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월드컵이 공공 콘텐츠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합동방송을 통해 채널 선택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차제에 국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재팬 컨소시엄처럼 코리아 컨소시엄을 만들어 공적 콘텐츠를 누구나 다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BC 이도윤 스포츠제작부장은 “SBS가 중계권료 계약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협상에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협상은 전적으로 SBS의 태도에 달렸다”며 “각 사의 입장이 첨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사 관계자들은 SBS와 실질적 접촉이 없다고 밝히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월드컵 중계를 할 뜻이 있음을 피력하며 방통위의 중재에 희망을 걸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임이 자명하기 때문.

SBS 역시 월드컵 단독중계를 고집할 입장만은 아니다.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6천5백만 달러(7백50억원)를 지불한 걸로 추정되고 있다. 광고가 따라줘도 중계권 판매 없이는 막대한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여론도 좋지 않다. 이 때문에 KBS, MBC 모두와 중계권 협상을 하거나 한쪽과만 협상을 진행해 중계권료를 받는 편이 SBS에 이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계권 문제를 둘러싼 3사간 보도전쟁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 자칫하면 밴쿠버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 3사의 절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뾰족한 대안이 없고 3사간의 감정싸움으로 비쳐지기도 한다”며 “근본적으로 방통위나 국회 등이 나서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에 관한 법 조항을 만들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