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김진우 기자협회장에게 ‘김인규 사장의 5공 시절 비디오’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감봉 2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다음날인 지난 9일, 기자협회 블로그(kbsjournalist.tistory.com)엔 KBS가 삭제한 ‘기자 김인규를 말한다’가 동영상을 제외하고 복원됐다.
“엉뚱한 징계를 남발하지 말고, 당당히 나서서 토론하자”는 설명글이 붙은 복원 텍스트는 김 협회장의 징계에 대한 기자들의 반발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 기자는 “황당한 징계일 뿐더러 징계 사유를 ‘콘텐츠 유출’로 잡은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말했다. 김진우 협회장은 사측에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KBS는 지난 6일 신관과 본관에 있던 기자협회·PD협회·카메라감독협회 등 5개 직능단체 사무실을 연구동으로 강제로 이전했다. 사무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협회와 협회원들을 떼어놓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PD협회 관계자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마음도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KBS가 일방적으로 라디오 PD들에 대한 지역발령을 추진해 PD들이 반발하고 있다. 라디오 PD들은 라디오 PD의 80% 이상이 새로 설립된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침이 “새 노조 압박용”이라고 주장했다.
라디오 PD들은 지난 19일 총회를 갖고 지역발령 거부 투쟁을 천명한 상태다. 한 라디오 PD는 “지역 라디오 활성화를 꾀하고자 한다면 청사진을 제시한 뒤 지역발령을 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PD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안에서는 일련의 이런 행동이 사측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기자협회와 PD협회, 새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들 단체는 “KBS가 지난해 11월 김인규 사장 취임 뒤 급속도로 친정부 방송으로 기울고 있다”며 성명서와 뉴스 모니터 등을 통해 비판해왔다. KBS 한 관계자는 “김인규 사장의 조직 장악에 위협이 되는 새 노조와 기자협회 등에 대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김 사장의 의중이 일선에서 충성경쟁으로 증폭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