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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MB에 대한 충성심이 좌우"

구영회-김재철 2파전 속 은희현 복병
노조 "누구라도 낙하산"…총파업 결의

김성후 기자  2010.02.24 00: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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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새 사장 선임 절차를 논의한 22일 오전 MBC 노조가 방문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방문진이 정권의 용병사장을 임명하려 하고 있다”며 방문진 해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MBC 새 사장이 26일 결정된다. 임기 1년을 남겨둔 엄기영 전 사장이 지난 8일 “대체 뭘 하라는 건지…”라며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비판하면서 사퇴한 지 18일 만이다. 새 사장 선임은 엄 전 사장 사퇴의 연장선에 있다. 엄 전 사장 사퇴는 방문진이 사장의 이사 추천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사를 선임하면서 촉발됐지만 본질은 현 정부의 사장 교체 의지가 깔렸다는 것이 정설이다.



MBC 한 중견기자는 “실상 엄기영 체제의 MBC는 정권과 각을 세우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장을 교체한 것은 현 수준도 성이 차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새 사장은 어떤 식으로든 현 정부와 운명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노골적으로, 때론 세련되게 MBC를 친정부 방송으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잔여 임기 1년을 채운 뒤 향후 3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새 사장 공모에 15명이 지원했지만 MBC 안팎에서는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모두 MBC 기자 출신으로 구성원들을 달래면서 노조의 저항을 약화시킬 수 있는 카드다. 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방송특보를 지낸 은희현 제주 MBC 사장은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MBC 한 PD는 “이 대통령은 충성도가 높고 오랜 인연을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을 보여 왔다”며 “새 사장 인선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사장을 “정권과 방문진의 용병 사장”이라고 규정한 MBC 노조는 총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지난 18일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재적 조합원 1천9백11명 가운데 1천8백47명이 투표에 참여해 1천4백2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투표율 96.7%에 찬성률 75.9%다. 총파업 시기는 방문진의 도발을 분쇄하고 투쟁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행사하기로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의했다.

노조는 우선 총파업 열기 확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새 사장이 결정되는 26일 오후 여의도 본사 1층에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이어 시민사회단체, KBS 새 노조 등과 함께 ‘공영방송 MBC 지키기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 정치권도 가세할 모양새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노조의 총파업 결단을 지지하고 언론 관련 시민단체, 다른 야당과 함께 언론장악 저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새 사장 취임식이 예정된 내달 8일부터 강도 높은 출근저지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회사 측, 나아가 경찰 등 공권력과의 충돌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투쟁 강도는 노조와 새 사장의 역학관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MBC 한 관계자는 “새 사장 취임 후 방문진이 낙점한 황희만 보도본부장과 윤혁 TV제작본부장의 거취가 MBC 사태의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