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동계올림픽 '보도 독점' 논란

KBS·MBC, AD카드 적어 현지취재 포기
SBS "IOC 규정상 AD카드 양도는 불법"

민왕기 기자  2010.02.10 14:56:55

기사프린트

‘SBS의 과욕인가, KBS·MBC의 무대책인가….’
SBS가 8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독점 중계를 선언한 가운데 KBS, MBC가 AD카드 배분문제로 밴쿠버 현지에 취재팀 파견을 포기한다고 밝혀 ‘SBS의 보도 독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KBS와 MBC가 SBS에 올림픽 취재 관련 AD카드 20장(KBS 3개팀 12장·MBC 2개팀 8장)을 요청했지만, SBS가 각사당 1개팀 분량 3장만을 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것이다.

KBS와 MBC 측은 이에 “3장의 AD카드를 이용해 1개 팀을 파견하더라도 SBS의 협조가 없는 상황에서는 취재가 불가능하고 업무 공간 및 통신·송출 시설이 없어 뉴스 영상의 원활한 송출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취재팀 파견 계획을 철회했다.

실제로 SBS는 MBC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IOC가 비중계권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취재차량도 제한한다 △IBC내 업무공간 및 송출시설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등 IOC 규정을 이유로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 스포츠취재단 이형관 부장은 “동시 다발적으로 각 종목이 진행되는 올림픽의 특성상 1개팀 파견으로는 보도가 어렵고 제약이 많아 현지 파견의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특정사가 독점 중계를 할 때는 비중계권자에 대한 취재 편의를 적극 보장해 왔다”고 말했다.

KBS 스포츠국의 한 간부는 “KBS가 올림픽 보도까지 소홀히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중계와는 별개로 최대 규모의 취재팀 파견을 생각하고 있었다”며 “SBS가 3장을 주면서 경쟁사에 취재편의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것은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적인 관심사인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경기, 쇼트트랙 등 취재를 위해선 특별 AD카드가 필요한데, KBS와 MBC에는 이 카드가 없어 사실상 SBS 독점으로 취재된다는 불만도 있다.

또한 양사는 SBS가 제공하는 2분 분량의 중계화면만으로 뉴스를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자료화면을 통한 올림픽 보도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KBS 스포츠국 박현철 차장은 “올림픽 등 스포츠 보도는 중계화면에 의존해 제작돼 자료화면 2분으로는 1~2꼭지를 보도하는 것도 힘들다”며 “게다가 우리가 원하는 부분을 2분 주는 게 아니고 SBS가 일방적으로 보내는 자료화면이라 보도를 하는 데 차질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는 물론 보도에서도 SBS의 철저한 통제를 받아야 하는 등 배려가 실종됐다는 양사의 성토와 비판이 거센 상황. 시청자의 보편적 알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반면 SBS는 현실적으로 3장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계올림픽에만 2백시간을 편성했고 1백20명을 현지 파견해 타사에 20명분 AD카드를 주면 제작에 차질이 불가피하는 것이다. 또한 IOC 규정상 AD카드 양도가 불법인 점도 강조했다.

과거 올림픽·월드컵 중계는 3사 풀로 진행돼 KBS, MBC, SBS에 모두 AD카드를 발급할 수 있었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은 SBS 독점으로 AD카드가 SBS 몫으로 나온다. 따라서 양사에 이를 배분하는 것은 일종의 편법이라는 것. IOC에 발각되면 SBS가 제재를 당한다는 주장이다.

SBS 정책팀의 한 간부는 “KBS와 MBC가 지난 2년 동안 중계권 및 AD카드 발급과 관련해 충분히 협상 여지가 있었음에도 그 시기를 놓쳤다”며 책임이 양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남아공 월드컵도 SBS 독점이라 지상파 3사간 중계권 협상이 진행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월드컵 취재를 위한 AD카드를 KBS와 MBC에 합법적으로 배분하려면, FIFA에 AD카드 신청을 하며 이를 조정해야 한다. 마감은 이달 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3사간 신경전이 치열하고 중계권 협상도 난항을 빚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