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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이 내리쳐도 굴하지 않는 언관의 기개 되새기며"

[시선집중 이 사람] 전북CBS 이균형 차장

김성후 기자  2010.02.03 14: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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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이균형 차장은 전북지역에서 독보적인 사회부 기자로 통한다. 18년의 언론사 생활 동안 3~4년의 경제부 외도를 빼면 대부분 사회부에서 보냈다. 스스로도 “사회부 체질”이라고 말하는 이 차장은 지금도 경찰과 검찰, 법원 등을 출입하고 있다. 그는 전북대 대학방송국(UBS)에서 일하다 기자에 꽂혀 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1992년 전주일보 기자로 입사한 뒤 5년 정도 일하다 전북CBS 경력 PD로 옮겼고, 다시 5년 뒤 사내 직종전환을 통해 기자로 복귀했다.  

언론사 시험을 보는 자기소개서에 “벼락이 내려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서슴지 않는다는 조선시대 언관(言官)의 기개…”라는 문구를 인용해 포부를 썼을 정도로 기자 초년시절부터 파이팅이 넘쳤다. 그래서인지 취재에 관한 한 성역은 없다. 조직폭력배, 검찰, 경찰, 지자체, 대학 등을 가리지 않고 취재를 한다. 전북지역에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기사에 그의 바이라인은 늘 달린다.

조직폭력배가 공사 발주 등 이권에 개입해 한 지방자치단체를 농락했던 실태를 고발한 ‘형님이 접수한 자치단체’, 돈으로 거래되는 의학계 석·박사 학위 매매실태를 고발했던 ‘사고팔리는 의학박사’, 조류 인플루엔자의 피해 실태와 원인을 추적했던 ‘잔인했던 봄, 그리고 앵무새의 경고’ 등이 그의 히트작이다. 그는 “현장에서 팩트를 찾는 취재 원칙에 때로는 무식할 정도의 추진력과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의 치기, 거기에 한번 물면 쉽게 놓지 않는 진돗개 같은 성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저돌적 근성은 간혹 협박과 신변 위협으로 다가왔다. 2007년 1월 ‘형님이 접수한 자치단체’ 기사를 연속으로 쓰면서 맘고생을 적잖이 했다. 조폭으로부터 직접적인 협박은 받지 않았으나 “그쪽에서 가만있지 않는다고 하더라”, “가족도 생각하면서 기사 써라” 등 위로인지, 협박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말들을 들어야 했다. 2008년 6월 태국 방콕 짜뚜짝시장에서 조류업자로 위장해 앵무새 밀수현장을 취재하다 현지 상인들에게 발각돼 20여 분간 억류된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머리칼이 쭈뼛거린다.

한국기자상 등 손에 꼽는 수상이력만 10여 차례가 넘는다. 하루하루 아이템, 섭외에 치이고 데스크에게 깨지는 후배들을 보면 고개가 숙여질 때가 많다고 했다. 또 취재에 전폭적인 지원을 다하는 보도국 분위기를 평가했다. 특종감이 걸렸다고 해도 회사가 ‘킬’ 시키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 절대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런 면에서 전북CBS 보도국을 분위기 좋은 ‘화방(畵房)’에 비유하며 그런 화방을 소유하고 있는 자신이 행운아라고 했다.

근성 있는 취재는 남다른 향학열로도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에서 신문방송학과 석사를 마치고, 전북대에서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에 있다. “기자는 자신만의 색채를 띤 ‘스페셜리스트’를 꿈꿔야 한다”는 그는 “몇 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자생활을 하면 어디에서든 ‘정말 기자답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