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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소리 듣고… 체포에 실형까지 받아

황우석 사태 포함 세 차례 결방… 제작진·검찰 1년6개월 법리싸움

김성후 기자  2010.01.27 14: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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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보도’ 무죄로 본 PD수첩 수난사

지난 20일 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PD수첩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989년 5월 첫 전파를 탄 PD수첩은 지난 20년간 우리사회를 뒤흔들었던 굵직한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PD수첩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히스토리 영상물에서 “그동안 PD수첩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진실이었다”며 진실은 PD수첩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밝혔다. 하지만 PD수첩이 진실을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6일로 847회가 방송되는 동안 3번이나 방송이 중단되는 시련을 겪었다.

2005년 연말, 불편한 진실


2005년 12월15일 MBC ‘9시 뉴스데스크’ 오프닝 코멘트를 전하는 엄기영 앵커의 목소리는 떨렸다.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 할까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가 없다고 합니다.” 한 시간 뒤인 10시 MBC는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하는가’를 급히 편성해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5개의 줄기세포 가운데 2번 라인과 공여자 체세포의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정이 나왔다. 황 교수의 줄기세포는 환자의 줄기세포가 아니었던 것이다. 또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면역결핍 쥐에 넣으면 반드시 생기는 종양인 테라토마와 관련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PD수첩은 황 교수팀의 난자 채취 문제 등을 지적했던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2005년 11월22일)이 나간 뒤 황 교수 지지자와 대다수 언론의 맹공을 받았다. PD수첩 광고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PD수첩 광고 중단 요구, 도가 지나쳤지만 취재 방식이 잘못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YTN이 12월4일 PD수첩 제작진이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을 보도하자 MBC는 공식 사과와 PD수첩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황우석 사태의 분수령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2월15일 ‘줄기세포가 없다는 말을 황우석 교수에게 들었다’고 폭로하면서 대반전을 이뤘다. 이날 서울대 병원에 입원 중인 황 교수를 문병하고 나온 노 이사장은 언론에 이 사실을 알렸다.


한겨레가 인터넷을 통해 첫 보도를 하고 한국일보는 14일 저녁에 배달되는 15일자 가판에서 노 이사장이 ‘줄기세포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사실을 기사화했다. 그날 저녁 MBC와 KBS 등이 관련 사실을 대대적으로 전하면서 언론의 전반적 흐름이 뒤집어졌고, 황우석 신화는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권력 이용한 강제 수사”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 책임 PD는 지난해 12월21일 검찰이 제작진에게 실형을 내린 직후 최후진술에서 “언론을 상대로 권력을 이용해 강제수사를 하는 것은 ‘PD수첩 사건’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PD수첩이 2008년 4월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한 뒤 2개월 여 뒤 검찰은 검사 4명으로 특별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들어갔다. 그해 12월 말 전담팀장이던 임수빈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PD수첩 제작진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가 수뇌부와 마찰을 빚은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즉시 다른 팀에 사건을 재배당한 뒤 제작진 체포와 MBC 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특히 결혼식을 나흘 앞두고 있던 김보슬 PD를 약혼자 집 앞에서 체포해 인륜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에서 “제작진이 허위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보도를 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비효율을 초래했다”는 이유를 들어 조능희 책임 PD와 김보슬 PD, 김은희 작가에게 징역 3년, 송일준·이춘근 PD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이 PD수첩에 무죄 판결을 내림에 따라 검찰은 완패했다.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언론 자유의 중요한 내용인 보도의 자유에 속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우너(주저앉는) 소는 광우병 의심소, MM형 유전자의 인간 광우병 취약성, SRM(특정위험물질) 7가지, 협상단의 실태 파악 노력이 부족하였다는 방송 내용에 대해 모두 허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특히 다우너 소와 관련해서는 동영상 속의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광우병 의심소’라고 보도한 것을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방송시작 7분 만에 방송 중단


1999년 5월 만민교회 사태를 다룬 ‘이단 파문, 이재록 목사, 목자님, 우리 목자님’ 편은 신도들이 MBC 주조정실에 난입해 방송 시작 7분 만에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방송 사고가 나자 남산송신소에서 얼룩말이 뛰어다니는 화면으로 대체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0년 방송 첫해에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직전의 농촌의 절박한 현실을 담은 ‘그래도 농촌을 포기할 수 없다’ 편이 예고편까지 나갔으나 결방됐다. 당시 MBC 최창봉 사장은 남북 고위급회담에 북측 인사들이 오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나가면 수치라며 방송 연기를 중단해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다. 이 사건은 1992년 MBC 50일 파업으로 연결돼 MBC가 공정방송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