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21일 기소 전 수사내용 공개금지 등을 뼈대로 한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 발표에 대해 언론계와 법조기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앞으로 기소 전 단계에서 수사 내용 공개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범죄피해 확산방지 △범인 검거 등을 위한 경우에 한해 기소 전 수사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공보관을 제외한 사건 담당 검사와 수사관 등이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고, 수사 내용이 유출될 경우 감찰 조사를 받게 한 것으로 일부 언론들은 ‘취재 제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23일 사설 ‘언론에 재갈 물리겠다는 수사공보준칙’에서 “준칙 내용을 보면 이것이 피의사실 공표를 막겠다는 것인지,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언론 취재를 제한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의사실 공표 방지를 위해 개별 언론접촉을 제한했다지만, 반대로 언론으로선 취재 원천봉쇄로 검찰이 정당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 감시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검찰이 수사 또는 내사에 착수했지만 불기소하거나 내사 종결한 사건은 전부 ‘비공개 사항’에 포함시키도록 한 것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경향은 “노무현 정부 때 언론과 갈등을 빚었던 취재선진화 방안에는 국장급 이상 공무원은 취재가 가능했다”며 “그러나 이 준칙은 취재대상을 공보 담당자만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권력실세 등이 연루된 사건을 그냥 덮어버리더라도 취재가 어려울 것은 뻔하다”며 “밀실·밀행 수사를 하겠다고 공개선언한 꼴이니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반응들은 검찰에 대한 불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공보준칙은 피의사실 공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반대로 검찰은 지난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이인규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 등 대검 중수부 수사팀에 대해 최근 ‘죄가 안됨’으로 불기소 처분했기 때문이다.
종합일간지의 한 대검 출입기자는 “검찰 내규로 존재했던 것이 훈령으로 명문화된 만큼 피의사실 공표든, 취재통제든 검찰이 하기에 달린 것”이라며 “검찰은 피의자 인권에 초점을 맞춰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