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가 20일 특보를 통해 밝힌 공방위 보고서(2010년 1월)는 이명박 대통령 대선참모를 지낸 김인규 사장이 KBS에 입성한 뒤 KBS 보도가 어떻게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공방위 보고서에 따르면 KBS 뉴스는 정부가 규정한 프레임을 그대로 반복했다. 신년특집은 정부 정책의 성과를 집중 부각했으며 보도특집은 국정방송인 ‘KTV’와 경쟁하고 있을 정도로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KBS본부는 “KBS 9시뉴스는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11일 11꼭지의 세종시 관련 보도를 했는데, 이 중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뉴스는 7꼭지, 찬반 공방으로 다룬 것이 4꼭지, 수정안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뉴스는 없었다”며 “뉴스를 통해서 수정안을 홍보하는 데 급급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KBS는 또 충청권의 민심을 전할 때 언제나 수정안에 찬성하는 일부 관변 단체와 함께 보도해 ‘공방’, ‘찬반 격돌’이라는 프레임으로 가뒀고, 특히 수정안이 발표된 11일부터 14일까지 한 차례도 ‘충청권의 반발’을 단독 꼭지로 다루지 않았다.
신년 특집프로그램의 경우 정부의 구체적 정책을 직접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무너졌다고 KBS본부는 밝혔다.
지난 5년간 방송됐던 특집프로그램('아시아의 창'(2006년), '글로벌 농업네트워크'(2007), '2009년 세계경제와 한국(2009년)'과 달리 올해는 G-20 정상회의 개최 과정과 의미를 다룬 ‘희망 2010 대한민국의 힘-세계경제의 중심에 서다’, 4명의 경제부처 장관들이 출연해 대담으로 진행된 ‘국민대정부 질문 경제, 정말 좋아집니까?’ 등 정부 정책의 성과를 부각시키는 프로그램들이 방송됐다.
KBS본부는 “신년특집이 제작진들의 치열한 고민과 기획으로 마련한 의제가 아닌, 정부 정책의 홍보를 위해 어디에선가 내려온 내용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신년특집이 관제 홍보를 위한 도구로 남용될 우려가 높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보도특집의 경우 일선 제작자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담당 팀장과 국장이 일방적으로 날짜와 아이템을 지정하고 제작을 지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보도특집 한국형 원전 세계로 나가다’(1월5일), ‘특별좌담, 신아시아 외교 의의와 과제는?’(2009년 11월1일) ‘영산강 살리기 희망선포식’(2009년 11월22일), 기획특집 ‘세종시 성공의 조건은?’(2009년 12월22일) 등을 하청 아이템으로 꼽았다.
반면 ‘미디어비평’의 경우 ‘정연주 전 사장 해임 무효 판결’과 ‘YTN 노조원 해임 무효 판결’ ‘김인규 사장 선임’ 등 아이템이 일선 기자들에 의해 발제됐지만 간부들의 반대로 제작이 무산됐다.
KBS본부는 이밖에 제작자율성과 편성권을 무시한 ‘대통령 연설’이 라디오 PD들의 폐지투쟁에도 불구하고 32회째 전파를 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