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여당 이사들은 최근 엄기영 사장에게 임원 합의 전제조건으로 ‘PD수첩’ 광우병 보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임원 인선과 관계가 없는 사안인 데다 ‘PD수첩’에 비판적인 인사로만 위원회 구성을 제안, 엄 사장이 이를 거부하면서 없던 일로 됐다. MBC 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PD수첩’에 대한 방문진의 시각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PD수첩’이 정권에 비판적 보도를 내보내는 한 끊임없는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PD수첩’의 시련은 언제쯤 끝날까. 큰 고비는 20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 보도에 대한 1심 선고판결이다. 검찰은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조능희 책임 PD와 김보슬 PD, 김은희 작가에게 각각 징역 3년, 송일준·이춘근 PD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제작진이 허위 사실을 알면서도 왜곡보도를 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적 비효율을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미국산 쇠고기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의 의뢰로 수사를 시작해 지난해 6월 PD수첩 제작진을 불구속 기소했다.
MBC는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고법이 지난 13일 강모 씨 등 국민소송인단이 MBC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항소심에서 ‘PD수첩’의 손을 들어준 것처럼 이번 판결에서도 승소를 기대하고 있다. MBC 관계자는 “PD수첩이 정운천 전 장관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볼 수 없다”며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PD수첩’은 2008년 4월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했다.
이와 함께 ‘PD수첩’은 지난해 12월1일 방영한 ‘4대강과 민생예산’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가 예정돼 있다. ‘4대강과 민생예산’ 편은 정부 예산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4대강 사업의 예산낭비를 지적한 내용이다. 방통심의위는 오는27일 방송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제작진 의견 진술은 통상적으로 ‘경고’나 ‘시청자 사과’와 같은 중징계를 내리기 전에 거치는 절차로 알려져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최근 논평에서 “방통심의위는 뉴라이트 성향 단체의 ‘민원’을 빌미삼아 ‘PD수첩’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며 “정부 예산안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이 정도의 프로그램을 두고 ‘편파성’ 운운하며 제재하겠다는 것은 ‘정부 감시’, ‘정부 비판’에 입을 다물라는 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