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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세종시 홍보문건' 논란

기자·방송 동원 수정안 여론몰이 담겨

김성후 기자  2010.01.20 13: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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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기자 홍보도구 활용 안돼”

청와대가 세정시 수정안에 유리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기자와 방송을 동원하려 했다는 정황을 담은 문건이 공개됐다. 이에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기자를 홍보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언론관에 우려를 제기하는 성명을 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작성했다고 인정한 ‘세종시 수정안 홍보계획’ 문건에 따르면 청와대는 “KBS ‘뉴스라인’ 20분 특집편성(세종시 및 과비벨트 정책설명-총리실장, 민동필 이사장, 강병주 교수 등)”이라고 기술했다.

프로그램 이름, 편성내용, 편성시간, 출연자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해 청와대가 특정 방송사의 편성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물론 KBS 측이 부인하고,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11일 ‘뉴스라인’은 특집편성을 하지 않았지만 KBS를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놀랄 만하다.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11일 뉴스라인을 보면 날씨예보를 제외한 16꼭지 중 10꼭지가 세종시 수정안 관련 보도일 정도로 특집편성에 가까웠다”며 “심증적으로 홍보문건대로 진행된 것 같았지만 확증을 잡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이 14일자에서 청와대 의뢰로 작성했다고 밝힌 ‘세종시 현안 홍보전략’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세종시 여론 개입을 막기 위해 정부가 “우호적 논조의 청와대 출입기자 등을 활용해 ‘특정 정치지도자의 발표 직후 여론개입’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지적하는 기자칼럼을 게재”하는 등의 사전 홍보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14일 성명에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언론과 기자를 정쟁의 도구로, 더 나아가 홍보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 버젓이 정부 기관이 의뢰한 홍보 전략에 나와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괴문서다”라고 부인했으나 청와대 안팎에서는 청와대 개입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한 출입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에 침묵을 지키고 있어 부각이 되지 않고 있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라디오 출연이나 지방을 돌며 수정안 홍보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청와대가 정쟁구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참모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등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