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무 화백(조선일보)이 지난달 9일부터 휴가를 얻어 신병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김상택 화백(중앙일보)이 타계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시사만화가계에는 또 한 번 동요가 일고 있다. “비교적 대우가 낫다는 중앙일간지 소속의 주요 시사만화가들이 이런 지경인데 다른 작가들은 어떻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시사만화가들의 열악한 작업 환경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별다른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사만화가들은 직업의 특성상 스트레스가 극심하다고 입을 모은다. 같은 마감이라도 ‘창작의 고통’을 안고 있는 만화가들은 기자들보다 그 무게가 더하다. 유무형의 각종 압박은 병을 키운다. “시사만화가라면 누구든지 지병을 하나씩은 갖고 있다”는 게 정설이 된 지 오래다. 위궤양이나 가슴 통증, 편두통 등은 병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메이저신문 소속 시사만화가들은 정규직이라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이들의 호소다. 기자나 경영직군 직원들과 달리 재충전의 기회가 없다는 게 가장 큰 고충이다. 연수·재교육은 고사하고 정식 휴가조차 제대로 챙기기도 어려운 형편. 작품 연재를 쉬게 되면 독자들의 반응이 곧장 돌아온다. 지면에서 만평이나 만화를 장기간 비워놓기가 신문사 편집국으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
인터넷 문화도 작가들의 숨통을 조인다. 만평이 한 번 인터넷에 올라가면 누리꾼들의 피드백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하다. 풍자와 촌철살인이 생명인 시사만화의 특성상 공격하는 독자를 피할 수 없는 형편. 인신공격성 댓글도 허다하다. 화살이 쏟아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일 작품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게 시사만화가들의 숙명인 셈이다. 한 시사만화가는 “요즘 댓글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도 나오지만 그렇게 따지면 작가들은 수십 번 자살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편집국에서 소수인 시사만화가들이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다. 기자들은 데스크들이 챙겨도, 시사만화가들이 호소할 곳은 드물다는 지적이다.
최민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은 “작가들의 건강과 복지 문제가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며 “같은 언론사 소속이라고 해도 다른 직군에 비해 시사만화가들에 대한 배려가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