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현석 기자 지방발령...기자들 14일 제작거부 투표
| |
 |
|
| |
| |
▲ KBS 김현석 기자 |
|
| |
총파업 찬반투표가 부결된 지난달 3일 이후 KBS에서 사라졌던 김인규 사장 출근길 팻말 시위가 재현된 것은 지난 7일. 기자와 PD 10여 명은 이날 아침 7시30분쯤 여의도 KBS 본관 입구에서 ‘보복인사 철회하라’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4일자로 단행된 김현석 기자의 지방발령에 대한 항의였다.
팻말 시위에 영향을 받았던지 김 사장은 그날 오후 김진우 기자협회장과 김덕재 PD협회장에게 대화를 제의했고, 다음날인 8일 오후 각각 만났다. 김 사장은 자신의 기자시절 경험담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보복인사가 아니다. 평사원들과 대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 4일 노조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치러 KBS를 평정했음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명박 대통령 대선특보를 지낸 그는 취임 초 강력한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한달여 만에 KBS 접수를 끝냈다. 그렇다고 모두가 그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것은 아니었다.
기자와 PD들이 중심이 된 새 노조가 건설됐고, 직능단체인 기자협회와 PD협회 등도 이길영 감사 임명 등 비정상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김 사장 입장에서 이들의 움직임은 두고두고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고, 그런 만큼 ‘이대로 둬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경영진 내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김현석 기자에 대한 지방발령이 비판세력을 솎아내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KBS기자협회장을 지낸 김 기자는 전임 이병순 사장 취임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가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고 지난해 6월 복귀했다.
KBS 한 기자는 “눈엣가시인 기자들을 인사로 무력화시켜 전체 기자들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준) 위원장인 엄경철 기자와 김경래 기자를 대상으로 지방전보 발령을 거론했다가 철회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KBS 기자협회는 14일 총회를 열어 보복인사 철회를 위한 제작거부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 기자협회 규약에 따르면 총회는 전체 회원(5백40명) 5분의 1 이상 참석하면 개회가 되고, 참석 인원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안건은 가결된다. 김성후 기자
SBS, 박수택 기자 일방발령...4대강 비판기사 축소되기도
| |
 |
|
| |
| |
▲ SBS 박수택 기자 |
|
| |
9일 오전 김광현 SBS 기협 지회장은 최금락 보도본부장을 항의 방문했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논설위원으로 일방 발령된 것에 대한 진상규명 차원에서였다. 후배 기자들의 입장과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최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보도국장이 선배인 박 기자를 통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기존 회사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전문기자를 충원할 계획이 없다”는 답변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납득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기수나 연차라는 ‘구시대적인 이유’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전문기자를 갑작스레 인사조치한 이유치곤 궁색하다는 것이다.
“보도국이 검찰 조직도 아니고, 후배가 책임자가 된다고 선배들을 보도국에 둘 수 없다는 것부터가 납득하기 어려운 궤변”(SBS 노조)이라는 말도 나왔다.
사실상 박 기자가 이명박 정부의 숙원사업인 대운하 추진과 4대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날카롭게 비판해왔다는 점이 이번 인사의 핵심 이유라는 지적이 많다.
복수의 기자들에 따르면 박 기자는 최금락 전 보도국장 체제에서도 마찰을 빚었다. 주로 4대강 비판기사와 관련한 것들이었다는 지적이다.
한 기자는 “신문으로 치면 1면 톱이나 사회면 톱으로 나갈 큰 기사가 뒤로 밀리거나 축소되기도 했다”며 “정부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경영진이 이런 비판 기사에 대해 부담을 느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 SBS가 박 기자를 적극 지원하고 포상까지 하는 등 전폭적 지지에서 일방 인사로 돌변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는 SBS 보도국 기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SBS에 전문기자는 애초 의료전문기자로 채용된 1명 뿐. 환경전문기자를 비롯해 기상전문기자, 경제전문기자, 탐사전문기자 등 보도국이 키워낸 전문기자들은 모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보도국을 떠났다.
또 다른 기자는 “박수택 기자를 롤모델로 삼고 있던 기자들에겐 언론사 간부가 아닌 전문기자로서 현장에서 뛰는 꿈을 박탈한 꼴”이라며 “사측은 잘못된 인사를 즉시 바로잡고 전문기자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BS 노조는 박수택 기자 인사발령과 관련해 사측에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청했다. 민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