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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전임자 임금문제 '산 넘어 산'

노동부, 전임자 수까지 정하도록 시행령 개정

장우성 기자  2010.01.13 13: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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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오 국회의장이 지난 1일 새벽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에 관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다.(연합뉴스)  
 
“노사 자율 침해…노조 협상 카드 제약” 반발


정부가 노조 전임자 수까지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노조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노사 갈등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노조 활동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시간 동안 노조 전임자에게 회사가 급여를 지급할 수 있게 하는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제’를 도입했는데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전임자 수도 제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노조가 타임오프 시간을 이용해서 유급 전임자 수를 확보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실제 노동계에서는 새 노조법 대안으로 타임오프 상한을 최대한 확보하고 이를 잘게 쪼개 여러 명에게 배분하는 방식도 논의돼왔다.

또한 타임오프 상한선도 노동계·경영계·정부(공익위원)가 각각 5명씩 추천하는 총 15명으로 구성되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오는 4월30일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면 정부가 지명한 공익위원끼리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정부의 뜻대로 전임자 수 제한이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근로시간면제 규정에 이어 전임자 수까지 제한하려는 것은 시행령의 범위를 벗어난 월권”이라며 비판했다. 시행령은 모법(母法)의 취지를 벗어날 수 없는데도 전임자 수까지 제약을 두겠다는 것은 노조 활동의 위축이 정부의 직접적인 목적이라는 점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이 같은 시행령이 나오자 언론사 노조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는 않고 있으나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언론사 노조들은 타임오프제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자체 수익사업을 전개하고 조합비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전임자 수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었으나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언론노조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인 법 테두리를 벗어나 전임자 수까지 취급하는 것은 노사 자율성을 침해할 여지가 크다”며 “언론사 노조도 규모는 천차만별이나 노조가 사측과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부는 전임자 임금 지급을 명시한 단체협약이 올해 1월1일 전에 체결된 것이 아니면 자동 갱신되거나 연장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 지급이 명시된 단체협약이 시행이 유예된 7월 이전까지 체결되거나 자동 연장되면 그 유효기간 동안 전임자 임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노동계에서 유효하다고 보는 단체협약을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의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할 때 노조의 민형사상 집단 소송도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 TF를 구성해 대책을 모색하고 있는 언론노조는 이번 주 소속 지본부별 현황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대응방침을 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