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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는 뉴라이트 청부기관인가"

PD연합회, PD수첩 4대강 편 심의 비판

민왕기 기자  2010.01.11 16: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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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연합회(회장 김덕재)는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 PD수첩의 ‘4대강과 민생예산’ 편을 심의 후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언론 죽이기’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PD연합회는 이날 ‘방통심의위가 뉴라이트 관변 단체의 청부기관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또 다시 이명박 정권의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정치심의기구로서의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며 “이미 보도·교양특별위원회에서 ‘경고’ 의견을 내리고 이를 6:3 정치적 구도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는 전체 회의에 올려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PD수첩 중징계를 위한 수순 밟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D연합회는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편 정도의 프로그램이 공정성 심의 대상이 된다니 이명박 정권 아래서는 정권에 불리한 내용을 방송에서 손톱만큼도 다룰 수 없게 되었다 보다”라며 “국회의 정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서민들과 저소득층의 생활과 밀접한 복지예산 축소를 지적하고, 사회적 논란의 대상인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정부 홍보의 허점과 이에 따른 예산 편성의 문제를 지적한 것을 어떻게 공정성의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PD연합회는 “만약 이번에도 방통심의위가 독립성을 내팽개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심의 결과를 내놓는다면 단언컨대 역사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방통심의위원들이 부디 가슴에 손을 얹고 PD수첩이 과연 잘못했는지, 아니면 칭찬받을 일을 했는지 양심에 따라 판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방통심의위가 뉴라이트 관변단체의 청부기관인가
-심의위원들은 <PD수첩>을 양심에 따라 심의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또 다시 이명박 정권의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정치심의기구’로서의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방통심의위가 지난해 12월 1일 방송된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편을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는 것 자체를 ‘비판언론 죽이기’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미 보도․교양특별위원회에서 ‘경고’ 의견을 내리고 이를 ‘6:3’의 정치적 구도에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는 전체회의에 올려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PD수첩> 중징계를 위한 수순밟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편 정도의 프로그램이 공정성 심의 대상이 된다니 이명박 정권 아래서는 정권에 불리한 내용을 방송에서 손톱만큼도 다룰 수 없게 되었나 보다. 국회의 정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서민들과 저소득층의 생활과 밀접한 복지예산 축소를 지적하고, 사회적 논란의 대상인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정부 홍보의 허점과 이에 따른 예산 편성의 문제를 지적한 것을 어떻게 ‘공정성’의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는가.

<PD수첩>에 대해 ‘경고’ 의견을 낸 방통심의위 보도․교양특별위원회는 그 근거로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 조항의 2항과 3항, 14조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방통심의위가 출범한 직후부터 비판언론을 옥죄기 위한 수단으로 ‘공정성’ 조항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마구잡이로 휘두른 것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한 바 있으며, 나아가 ‘공정성’ 조항이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소지가 있음도 지적해왔다. 우리뿐만 아니라 언론학계와 법조계에서도 ‘공정성’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럼에도 방통심의위가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전 박명진 위원장에 이어 현 이진강 위원장에 이르러서도 변함없이 ‘공정성’ 조항을 이명박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탄압하는 도구로 악용하고 있으니 분노를 금치 못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PD수첩> 심의 과정을 살펴보면 방통심의위가 이명박 정권의 허수아비일뿐 아니라 뉴라이트 관변단체의 꼭두각시로 전락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애초 <PD수첩>에 대한 심의 자체가 뉴라이트 관변단체나 다름없는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의 심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고, 보도․교양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심의 결과 역시 공언련이 <PD수첩> 모니터 결과랍시고 인터뷰 인용 숫자를 문제 삼거나 “구체적인 설명과 제시가 부족했고, 예산편성이 잘못됐음을 일방적인 시각으로 보도해 편파성이 부각됐다”, “저소득층지원금 분야 삭감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설명이 없었다”고 내놓은 자료와 거의 일치한 것이다. 정부의 청부심의도 모자라 뉴라이트 관변단체의 청부심의기관까지 자임하고 있는 방통심의위를 보며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방통심의위가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는 방송심의규정 제1장 ‘총칙’ 아래 제7조 ‘방송의 공적책임’ 조항을 살펴보면 1항은 “방송은 국민이 필요로 하고 관심을 갖는 내용을 다룸으로써 공적매체로서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8항은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11항은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우리가 판단하기로는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편은 정부가 4대강을 홍보하면서 가뭄 피해 예방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예로 든 지역이 사실은 4대강과 관련이 없는 지역임을 밝혀내는 등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하기는커녕 방송심의규정에서 이보다 상위에 있는 ‘방송의 공적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프로그램이었다. 상을 줘도 모자란 프로그램을 징계 대상으로 삼다니 방통심의위가 청부심의와 정치심의에 매몰된 정권과 관변단체의 허수아비가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통심의위는 재작년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관련 방송과 MBC 언론악법 관련 보도 등 이명박 정권에 불리한 방송에 대해서는 ‘공정성’을 내세워 징계를 내리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나팔수방송에 대해서는 ‘공정성’의 잣대가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친이명박 성향의 심의위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구조에서 ‘불공정한 심의’가 무엇인지 여지없이 입증한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대통령과 방통위가 이른바 ‘막말방송’에 대한 규제를 거론하자 즉시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어린이 캐릭터의 발언과 행동을 문제삼기까지 했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 아래서 방통심의위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으리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방통심의위원들에게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일들이 언젠가 반드시 심판받으리라는 점을 분명하게 확인시켜주고자 한다. 이미 방통심의위의 청부심의는 국민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만약 이번에도 방통심의위가 독립성을 내팽개치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심의 결과를 내놓는다면 단언컨대 역사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방통심의위원들이 부디 가슴에 손을 얹고 <PD수첩>이 과연 잘못을 했는지, 아니면 칭찬받을 일을 했는지 양심에 따라 판단하길 바란다.

2010년 1월 11일
한국PD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