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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한겨레 출발 원년"

한겨레 고광헌 사장

김창남 기자  2010.01.04 2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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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광헌 한겨레 사장  
 
한겨레 고광헌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지속가능한 한겨레’ 출발의 원년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고광헌 사장은 4일 신년사에서 "올해 신문업계는 보수신문의 방송 진출을 둘러싸고 변화의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뉴미디어 기술 발전과 이에 예민한 수용자층 확대에 떠밀린 미디어산업 구조 재편 흐름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 사장은 이어 "올해는 스스로 하고 있는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시기 바란다"며 "특히 간부 사우들께서는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는 부서원들의 창발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항상 고민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그는 "한겨레를 미디어기업으로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사업과 수익 모델을 찾아내는 것은 기획실이나 간부들의 일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가장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는 현업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특히 "뉴미디어 관련 분야는 시니어들이 도전해 승부를 걸어볼만한 곳"이라며 "시니어들의 폭넓은 경험이 바탕이 된 깊이 있는 콘텐츠는 뉴미디어 시대, 디지로그 시대에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아울러 "우리는 이미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와 삼성그룹의 광고 중단, 현 정권의 직간접적 압력 등 삼중고 속에서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다"며 "올해를 ‘지속가능한 한겨레’ 출발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고광헌 사장의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사우 여러분!

호랑이해, 첫 눈발이 눈부십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이 힘들기는 했지만, 상서로운 기운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올 한 해 사우 여러분 가정에 사랑과 행복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얼마 전 경영설명회 자리와 종무식 자리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지난 한 해 여러모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겨레>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미디어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기대 이상의 경영실적을 낼 수 있도록 애써주신 사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애초 두 자릿수 적자에서 막으면 다행일 것으로 생각한 영업수지가 사우 여러분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되레 두 자릿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모두가 사우 여러분의 승리입니다. 비용 지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각기 부여된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준 사우 여러분의 쾌거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한겨레> 사우인 남편들이 가져다주는 박봉으로 묵묵히 가정 살림을 꾸려온 아내들, 신문사에 아빠·엄마를 빼앗긴 탓에 마음대로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한 어린 친구들에게 특별히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사우 여러분!
새로운 한 해 업무를 시작하는 각오를 다지는 오늘 시무식 자리에 선 저의 마음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여러분도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올 한 해 <한겨레>가 헤쳐가야 할 미디어 환경이, 앞선 어느 해보다도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신문업계는 보수신문의 방송 진출을 둘러싸고 변화의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미디어 기술 발전과 이에 예민한 수용자층 확대에 떠밀린 미디어산업 구조 재편 흐름도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1998년 64.5%에 이르던 신문의 가정 정기구독률이 내리막길을 타 10년 새 반 토막이 난 것이 흐름의 방향을 일부 말해줍니다. 1999년까지만 해도 신문광고 총매출액의 10% 정도에 불과하던 뉴미디어광고가 신문광고를 따돌리고, 이젠 갈수록 격차를 벌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겨레>의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가 시선을 떼지 말아야할 것은 바로 미디어산업을 통째로 떠밀어가는 저류입니다. 신문기업으로서 생존을 위한 격랑을 헤쳐 나가는 데 몰두하는 사이, 자칫 미디어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사우 여러분!
이런 변화의 물결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런 흐름에 맞춰 우리를 바꾸지 않고는 <한겨레>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가 창간 이후 지켜온 진보 언론의 가치와 충돌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의 핵심 가치를 손상하는 것이 아닌 한 어떤 변화의 시도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두려운 것은 변화와 도전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우 여러분.
올해는 스스로 하고 있는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간부 사우들께서는 자신이 책임을 맡고 있는 부서원들의 창발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항상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를 미디어기업으로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사업과 수익 모델을 찾아내는 것은 기획실이나 간부들의 일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가장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는 현업에서 나옵니다.

저는 이런 변화에 선배그룹, 시니어들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합니다. 지금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참에 선배 시니어들이 더욱 앞장 서 후배들을 이끌자는 것입니다.

특히, 뉴미디어 관련 분야는 시니어들이 도전해 승부를 걸어볼만한 곳입니다. 이미 <한겨레>에는 선도적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는 선배기자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시니어들의 폭넓은 경험이 바탕이 된 깊이 있는 콘텐츠는 뉴미디어 시대, 디지로그 시대에 가치를 더할 것입니다. 연륜이 묻어나는 시니어들의 무게 있는 글쓰기는 가볍고 표피적이고 부박한 것들로 넘쳐나는 온라인은 물론 종이신문에서 더 빛을 발하면서 많은 독자를 끌어당길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우 여러분!
최근의 정치 사회적 환경 속에서 볼 때, <한겨레>의 시대적 사명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분단체제 청산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꽁꽁 묵인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 경제적 양극화 속에서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고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퇴행을 지켜보는 깨어있는 국민들의 가슴 속에 <한겨레>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는 올해에도 이 국민적 염원에 크고 깊은 울림으로 화답해야 합니다.

우리 앞에 가로놓인 환경을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지 못할 일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와 삼성그룹의 광고 중단, 현 정권의 직간접적 압력 등 삼중고 속에서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한겨레>에는 어려운 때일수록 강해지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우리 속에 숨어 있는 이 유전자들을 깨워,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기회로 바꿔냅시다. 그리하여 올해를 ‘지속가능한 한겨레’ 출발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 스스로의 능력과, 옆 자리 동료와 선후배를 믿고 머리를 맞대 봅시다.

사우 여러분, 제가 맨 앞에 서겠습니다. 우리 함께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