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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 ||
기자들에 대해서도 “신문뿐 아니라 매체 간 장벽을 과감히 뛰어넘어 다용도의 콘텐츠를 동시에 생산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야한다”며 “더 이상 신문기자, 방송기자, 인터넷 기자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으며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릴 것 없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살아남고 대우받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종합편성채널 진출에 대해서는 “어떤 방송을 어떻게 준비해 무엇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냐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선일보만이 할 수 있는, 조선일보가 하니까 역시 다르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품격 높은 고급 방송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사원 여러분
庚寅年, 호랑이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09년은 나라 경제는 물론이고 회사 내적으로도 무척 힘든 한 해였습니다. 갑작스런 경제위기로 광고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판매 부수도 기존 부수를 지키는 것이 힘겨웠습니다.
그러나 사원 여러분 모두 하나가 되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뛰어주었고, 그 덕분에 작년 초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경영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 성과물을 연말에 사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것을 경영자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사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 조선일보 창간 90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제국주의 일본이 우리나라 국권을 강탈한 10년 뒤 민족지 조선일보가 태어났습니다. 조선일보는 캄캄한 암흑의 시대에 민족의 나아갈 길을 비추는 한줄기 빛이었습니다. 조선일보는 광복 이후에도 언제나 민족의 진로를 고민하고 국가의 장래를 앞서 열어나가는 정론지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는 민간 신문 최초로 맞는 자랑스러운 90년 역사의 의미를 마음 속 깊이 되새기고, 다가오는 100주년을 어떤 모습으로 맞을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올해 경제 여건은 작년보다는 좀 나아질 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특히 올해는 신문 산업 전반의 대격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에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과 도전 정신이 절실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원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조선일보는 더 이상 종이에만 찍는 신문을 의미하는 ‘신문사’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그런 의미의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그런 생각부터 털어버리십시오.
조선일보는 뉴스 현장에서 생산된 1차 콘텐츠를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콘텐츠로 재가공해, 신문으로, 방송으로, 인터넷으로, 핸드폰으로, 전자 북으로, 나아가 수많은 미래의 디바이스로 서비스하는 ‘종합 콘텐츠 중심 기업’입니다.
조선일보는 오는 3월에 달리는 자동차나 지하철 안에서 신문 지면과 똑 같은 화면을 아무런 불편 없이 읽을 수 있는 ‘E북’을 선보입니다. 실시간으로 온라인 경제 콘텐츠를 서비스할 새로운 뉴스 시스템도 구축할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가진 콘텐츠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Platform)의 개발 노력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는 90년 역사의 조선일보를 일반 독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두 모여들어 마음껏 대화하고 지식을 주고받는 ‘전천후 정보마당’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 경쟁력의 압도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우리의 콘텐츠 생산 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한 해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편집국은 조선일보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급 콘텐츠를 더 많이, 더 빨리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자들은 신문뿐 아니라 매체 간 장벽을 과감히 뛰어넘어 다용도의 콘텐츠를 동시에 생산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신문기자, 방송기자, 인터넷 기자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릴 것 없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살아남고 대우받을 것입니다.
미디어 경영직 사원 여러분도 조선일보의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디바이스와 콘텐츠 파생상품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가장 우수한 콘텐츠를 가장 빨리, 가장 편리하게 서비스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아울러 다국적 미디어그룹 머독의 주장처럼 가치 있는 콘텐츠가 제 값을 받는 유료화의 길을 여는 데에도 조선일보가 앞장서야 합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의 고객은 종이신문을 읽는 ‘독자’만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모든 ‘오디언스’로 넓혀나가야 합니다.
이는 종이 신문 독자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혹자는 종이신문의 시대가 갔다고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이신문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도 종이신문의 장점은 여전히 많습니다. 장점을 잘 살리면 우리 지면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오디언스를 두 배 세 배로 늘려나갈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오디언스 시대’에 걸맞게 판매 역량을 재정비하고, 틈새를 누비는 현장 영업 능력을 더 강화해야 합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다양한 섹션과 ‘수퍼 파노라마’ 지면 도입 등을 통해 지면 광고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했습니다. 올해에도 이 같은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도전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지면 광고만 광고라는 생각을 깨야 합니다. 온라인 광고, 모바일 광고, 그 밖의 다양한 뉴미디어 광고 시장이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종횡으로 연계하는 ‘광고 파생상품’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때입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신문이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원년입니다. 조선일보도 방송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방송 사업권을 따내느냐 못하느냐가 아닙니다. 어떤 방송을 어떻게 준비해 무엇을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냐는 겁니다.
조선일보가 하는 방송은 엉성한 콘텐츠와 저급한 흥밋거리로 시청률 높이기에만 급급한 기존 방송과 달라야 합니다. 조선일보만이 할 수 있는, 조선일보가 하니까 역시 다르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품격 높은 고급 방송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방송사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원 여러분.
조선일보 90년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온 역사입니다. 올해는 그런 도전과 혁신으로 축적한 우리의 저력을 새로 열리는 미디어 시장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는 실천의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할 말은 하는 신문’을 뛰어넘어 ‘할 말을 하는 미디어 매체’로서 우뚝 서는 보람찬 한 해를 열어 갑시다.
庚寅年 새해 사원과 가족 모두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