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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직원 물갈이, 감사결과 쉬쉬

2009년 세밑 KBS 감사실 두 가지 풍경

김성후 기자  2009.12.30 15: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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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실 직원‘보복인사’ 논란
채용 비리에 연루된 징계를 받은 이길영 전 KBS 보도본부장이 KBS 감사로 임명된 이후 KBS 감사실 직원들이 대거 물갈이 되면서 ‘보복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김영헌 전 감사실장은 지난달 28일 ‘숙청’이라고 표현했다.

KBS는 이 감사가 임명된 직후인 지난달 18일과 19일 감사실장과 감사역 전원을 교체한 데 이어 24일 감사실 평직원 8명을 인사발령했다.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평직원(20명)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를 타 부서로 전출시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실 평직원들이 이길영 감사에 대한 자격을 거론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성명을 낸 데 대한 ‘보복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실장은 코비스(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감사역과 감사인들이 무슨 큰 죄를 졌다고 숙청하듯이 인사를 하느냐”며 “클린 KBS를 위해 성역없이 했던 감사 결과를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 인사운영팀 관계자는 “감사가 새로 바뀌면 감사실장과 감사역이 바뀌는 것이 그동안 관례였다”며 “새로운 감사진용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일부 직원을 발령냈고, 인사 과정에서 그들의 희망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앞서 KBS 감사실 평직원 20명은 지난달 16일 이길영 신임 감사가 2007년 7월 대구경북산업진흥원장 재직 시 친구 아들을 부정 취업시키려다 감사에 걸려 감봉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채용 비리는 감사 지적사항 중 그 죄질이 저급하고 중한 사건으로 (이에 연루된) 이 감사는 감사 책임자로서 자격이 결여됐다”는 성명을 냈다.

실세 청경 징계 안하나, 못하나
KBS가 자사 감사실이 비리 혐의를 확인해 징계를 요청한 청원경찰 C씨에 대해 징계 절차에 착수하지 않아 의혹이 일고 있다. KBS 감사실은 최근 안전관리팀 C씨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몇 가지 비리 혐의를 확인해 인력관리실에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실 특감 결과 C씨는 채용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시간외 실비를 허위 수령해 비자금을 조성했으며 고용안정을 위해 정기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원경찰 순환 인사에 개입하고 외부 행사에 청경을 강제로 동원한 사실도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실은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뒤 인사팀 등 관련 부서에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최근까지 감사실에 근무했던 KBS 한 관계자는 “C씨에 대한 비리 혐의를 확인해 해당 부서에 통보했다”며 “관련 규정을 따르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하지만 KBS는 인사위원회 개최 등 사규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지 않고 처리를 미루고 있다.

KBS 안에서 실세 청경으로 통하는 C씨는 한나라당 모 국회의원이 주최한 자선행사에 수년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관계로 C씨에 대한 처리가 미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행사에 5년 동안 자원봉사를 해줘서 C씨를 잘 알고 있지만 그 분이 감사를 받은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C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감사 결과에 대해 모르고, 할 말이 없다”며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