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도 언론계는 바람 잘 날이 없을 것 같다. 지난 한해 매듭짓지 못한 미디어법, 미디어렙, 지역신문지원법 등 주요 사안들이 모두 ‘현재진행형’이다. 미디어 지각변동을 몰고올 ‘모바일 혁명’도 지나칠 수 없다. 새해 예상되는 언론계의 이슈를 간추려 전망해본다.
KBS 수신료 인상과 공영방송법
2010년 하반기에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공영방송법’은 KBS 수신료, KBS 2TV 광고와 연동해 움직이고 있다. 이 법안은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영방송의 개념을 수신료를 중심으로 재규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원의 80%는 수신료로 충당하고 광고는 20%를 못 넘기도록 한다는 것이다. 즉, 수신료 비중이 80% 이하인 방송은 공영방송 범주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이럴 경우 KBS, MBC, EBS 등 현재 공영방송사의 위상은 크게 달라진다. KBS와 EBS는 공영방송으로 묶이고 광고 수입을 주된 재원으로 하는 MBC는 SBS처럼 민영방송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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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KBS는 수신료 인상과 공영방송법이라는 두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 사진은 KBS 부조정실.(사진=KBS) | ||
공영방송법 제정의 전제는 KBS 수신료 인상이다. 광고 비중을 낮추기 위해선 수신료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기준으로 KBS의 수신료 수입은 총수입의 41.9%를 차지하고 있고, 광고 비중은 40.9%다.
KBS는 오는 5월까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신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KBS는 광고 비중을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2TV 광고의 80%는 시장에 풀리게 되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적게는 4천억원에서 많게는 6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공영방송법 제정의 이면에 광고 물량을 종합편성 채널에 몰아주기 위한 의도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으로 케이블TV사업자와 이동통신사업자 등을 규제하고 KBS 등 공영방송은 공영방송법을 제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5월 수신료 인상 움직임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공영방송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법, 종편 ・ 보도채널의 향배는
어느 언론사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종합편성채널 ・ 보도전문채널 신규 사업자가 될 것인가. 올해 가장 큰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현재 공식적으로 사업자 선정 경쟁에 나선 언론사는 동아 ・ 매경 ・ 조선 ・ 중앙을 비롯해 11개사에 달한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선정 일정조차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의 “2010년 상반기는 어렵다”는 발언이 가장 최근 입장이다. 언론계에서는 애초 6월 지방선거 직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넘어 가을이나 돼야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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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매듭짓지 못한 미디어법 논란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뉴시스) | ||
민주당이 헌법재판소에 낸 ‘부작위에 의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변수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법 재논의에 나서지 않자 헌재에게 공을 다시 넘긴 것이다. 헌재의 한 관계자는 “청구가 접수되면 1백8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나 강제규정은 아니다”라며 “피청구인(국회의장)의 답변서도 아직 오지 않았고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으나 조만간 재판관 회의를 통해 방침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야당의 청구를 받아들이면 신문법 ・ 방송법을 국회에서 다시 절차를 밟아 통과시켜야 한다. 한편 국회의 자율적 해결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고 있는 이석연 법제처장이 법안 최종 결재를 계속 미룰 것인지도 관심사다.
미디어렙, ‘다민영’ ・ ‘1민영 후 확대’ 갈림길
‘1공영1민영이냐, 1공영다민영이냐.’ 방송광고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미디어렙 개편 논의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새해를 맞게됐다. 2008년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 방송광고판매 독점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말까지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대체입법을 해야 했다. 그러나 연내 결정이 무산됐고 법적 공백상태에 따른 빠른 추진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1공영1민영과 1공영다민영 안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문·지역·케이블 방송 쪽에선 1공영1민영을, MBC와 SBS는 1공영다민영을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한선교 이정현 의원은 1공영다민영 안을 내놨다. 반면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1공영1민영 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 안을 냈지만 민영미디어렙 수를 명시하지 않았다. 신문협회도 1공영1민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지난해 말 1공영1민영 안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한 것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1공영1민영 후 확대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한다. 여·야가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지역신문법 연장 등 신문지원정책 추진
새해 정부의 신문지원 의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은 위축된 신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신문지원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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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의 위기'는 과연 타개될 수 있을까. 2010년이 고비다. 사진은 지난 6월 열린 한국지방신문협회 제24차 정기총회 모습.(뉴시스) | ||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2일 ‘2010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정보소외계층을 위해 신문구독료 지원을 확대하고 ‘청소년 신문읽기 진흥’과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도입’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여·야 국회의원 역시 △청소년 및 소외계층 구독료 지원 △신문구독료를 특별공제 대상 포함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제출했다.
지역신문지원발전법(지역신문법) 연장 여부도 화두 중 하나다. 6년 한시법인 지역신문법은 오는 9월 법 효력이 끝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2016년까지 법안 연장을 발의한 상태다. 지역신문법 연장 여부는 오는 2월 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우선지원제도’폐지 정책은 지역신문법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성장 원년 개막
뉴미디어 분야는 모바일 성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말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으면서 모바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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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폰 등 새로운 플랫폼이 미디어계에 끼칠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뉴시스) | ||
언론사들은 스마트폰에 탑재될 뉴스 어플리케이션을 속속 내놓으며 대비 중이다. 지난해에만 CBS, 전자신문, 매일경제, 중앙일보 등 주요 언론사들이 자체 뉴스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인 데 이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언론진흥재단도 최근 59개 매체가 참여한 뉴스 어플리케이션(뉴스코리아)을 개발, 시험서비스를 마쳤다.
이와 더불어 뉴스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논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2000년 포털에 뉴스를 제공한 뒤 10년 동안 언론사들은 콘텐츠 유료 전환을 놓고 갑론을박을 거듭했다. 그러나 언론사간 이해관계, 인터넷언론의 급격한 증가 등으로 유료화 논의는 뒤로 미뤄져왔다. 현재 언론사들의 포털정책이 실패했다는 반성과 함께, 모바일 콘텐츠는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 융합 시대의 도래로 뉴스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드라마·영화·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도 언론사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나 케이블TV 등 기존의 콘텐츠 개발업자와의 제휴도 크게 늘어나고 자체적으로도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지속적인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