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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홍보유공 표창 '신종촌지?'

출입기자에 표창 명목 6백50만원 책정
일부 기자들 "부적절하다" 포상 거부해

민왕기 기자  2009.12.23 14: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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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은 돈봉투 추첨하고 농촌진흥청은 상금 주고….”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이 연말을 맞아 홍보유공언론인 표창 명목으로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상금 50만원씩 총 6백50만원을 책정해 ‘신종 촌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2009 농촌진흥사업 홍보유공언론인 표창계획’에 따르면 농진청은 최근 KBS, MBC, SBS, YTN, PBS, 서울신문, 조선일보, 문화일보, 세계일보,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농민신문, 중부일보 출입·담당기자 등 13명을 선정, 공문을 보내 오는 29일로 예정된 홍보유공언론인 표창 행사 참석 여부를 물었다.

선발 기준은 ‘우리 청 사업 홍보에 적극적이며 공적이 있는 자’로 돼 있다. 이에 본보와 연락이 닿은 KBS·SBS·서울신문·세계일보 등 일부 기자들은 포상을 거부하거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진청 대변인실 언론홍보 담당자는 “올해 농촌진흥사업 등 중요 사안에 대해 홍보를 잘 해준 언론인이 대상”이라며 “좋은 취지를 갖고 3년 전인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상자 명단에 포함된 기자 중 일부는 특정 기관의 홍보를 도맡은 ‘공보관’이 아닌 이상 포상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기자는 “감사 표시로 표창장을 주는 정도는 선의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상금까지 주는 것은 도가 지나쳐 보인다”며 “아무리 표창 명목이라지만 국민 세금일 텐데 예산을 이렇게 써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자는 “연락을 받은 지 얼마 안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수상할지 안할 지는 회사에 보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보유공언론인 표창’은 1970년대의 구시대적인 산물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각 부처별로 언론인 표창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표창장 수여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등은 지난해 언론인 표창을 했지만 상금은 주지 않았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달 3일 회식자리에서 언론사 법조팀장급 기자들 8명에게 50만원이 든 돈봉투를 추첨 형식으로 건넨 것과도 오버랩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출입기자는 “농진청이 홀대 받는 농업을 조명해준 언론인들에게 감사를 표시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한 일이라고 이해하고 싶다”면서도 “상금은 부적절한 것 같아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