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한 내근 기자는 겨울철만 되면 속앓이를 한다. 장시간 실내에 근무하면서 휘발성유기화합물(TVOC)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기관지 계통에 고통을 받고 있지만 ‘자신만 유난떠는 게 아닌지’하는 걱정에 하소연할 곳이 없다.
이처럼 겨울철이 되면서 내근직 기자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추운 겨울이나 여름의 경우 실내공기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휘발성유기화합물,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문사의 경우 윤전기뿐만 아니라 프린터나 복사기 등 잉크물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특성상 휘발성유기화합물에 취약한 구조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주로 호흡이나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호흡곤란이나 무기력 두통 구토 등의 증세를 초래하고 심할 경우 혈액장애나 빈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소음 방지 등을 위해 깔아놓은 카펫 바닥이나 천장의 낡은 텍스타일에서 발생하거나 편집국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서류나 책 등 용지 속에 숨어 있는 미세먼지 역시 기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폐 기능과 인체면역력을 떨어뜨리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 경제지 기자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바닥 청소를 하고 있지만 카펫 특성상 먼지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관지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흡연도 문제다. 대부분 언론사 건물들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나 편집국 내 휴게실이나 계단 등에서 흡연이 이뤄지면서 비흡연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 한 기자는 “편집국 내 흡연실에서 새 나오는 담배연기로 주변에 있는 비흡연자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공기청정기가 있지만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금연구역 지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개선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신문사에서만 정기적인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조선일보 노조는 지난 2월 국립환경과학원에 편집국 내 실내공기 오염도를 의뢰해 7가지 오염물질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가 정부 권고기준치를 넘겼다. 조선은 조사 이후 윤전기를 사용할 때만 켜 놓던 윤전기 배기장치를 24시간 가동하고 공기조절시스템도 개선했다. 또 연 2회 전문 업체에 의뢰해 실내공기 수준을 조사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입주한 ‘사랑의열매 회관’에서도 온도, 습도, 조도,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폼알데하이드,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8가지 실내공기 오염도를 측정해 엘리베이터 등에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부터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현 공기청정기 용량으로는 좁은 공간에서 제한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출퇴근 전후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실내공기를 교체하는 게 중요하다”며 “편집국도 미세먼지 등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서류나 서적 등을 정리하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