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체재 개편, 논의하기는 하나….’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올해 말까지 도입해야 하는 민영미디어렙 관련 대체입법이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향후 ‘법적 공백 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태평양미디어앤컴퍼니가 제기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광고 독점 관련 위헌 소송에서 방송법 73조와 방송법 시행령 59조가 평등권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했다.
그러면서 당장 현행 법률을 위헌 처리할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며 오는 31일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하라고 결정했다.
헌재가 못 박은 날까지 20여일 앞둔 시점이지만, 국회 문방위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정기국회는 9일 폐회를 앞두고 있고, 문방위 예산안도 끝났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경우 8일 현재 아직 발의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안(1공영다민영)이 대세로 굳어지다가 지난 10월 국감에서 진성호, 이경재, 나경원 의원 등 한나라당 내에서 ‘1공영1민영’ 또는 ‘1공영1민영 후 확대’를 주장하는 등 반대 의견이 나오자 논의가 급선회했다는 업계의 관측도 나돌고 있다.
여기에 완전경쟁체제를 천명한 SBS·MBC 등 지상파 방송, 1공영1민영을 선호하는 종합편성채널 진출 신문사들의 이해관계가 겹쳐 한마디로 논의가 꼬여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계적으로 법안을 내는 것은 쉽다”며 “문제는 이해관계에 따라 논의가 진전될 기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대체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한을 넘길 경우 업계 혼란이 우려된다.
코바코 독점이 헌법 불합치라는 결정에 따라 원한다면 누구든 등록만 하면 광고대행회사를 차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코바코는 법적 근거 없이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정책 담당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단독으로 미디어렙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일단 시장의 속성상 그간 존재했던 시스템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데 누가 단독으로 미디어렙을 만들겠느냐”며 “미디어산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섣부른 결정이 있어선 안되지만, 길게 끌면 그만큼 혼란도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