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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KBS 사장 퇴진 총파업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김 사장의 입지는 공고해진 반면, 노동조합은 조합원 집단 탈퇴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노원동 한 달동네에서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하는 김인규 사장(사진 위)과 8일로 단식 8일째인 강동구 노조위원장의 힘들어 하는 모습이 겹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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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판짜기 박차·노조 분화 가속화
시민단체 “KBS 역사적 심판 받을 것” “믿고 맡길 테니 더 잘해 달라는 KBS인들의 요구로 받아들인다.” 김인규 KBS 사장은 ‘사장 반대 총파업 투표’가 부결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KBS 노동조합이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실시한 ‘김인규 사장 퇴진 총파업 투표’가 부결되면서 김 사장의 입지는 공고해졌다. 반면 낙하산 사장에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공언한 노조는 부메랑을 맞아 노조원들이 집단 탈퇴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선거참모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용인한 KBS 구성원에 대한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노조 불신 찬반투표 부결 이어져”총파업 찬반투표 부결은 예상 밖에 결과였다. 투표율이 84.5%에 달해 가결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재적 반수에서 77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개표 다음날인 4일 KBS 안팎은 하루 종일 술렁였다. 이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천2백3명 중 3천5백53명이 참가해 2천25명이 찬성(57%)하고 1천470명이 반대(41.4%), 무효는 58명(1.63%)으로 나타났다. KBS 한 PD는 “일반 조합원들이 최근 몇 년간 보수화됐고 1년3개월간 이병순 체제에 질린 구성원들 가운데 ‘이병순보다 차라리 김인규가 낮다’는 정서가 많았다”며 “대안 없는 김인규 반대에 대한 회의적 시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도본부 한 기자는 “무엇보다도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사장 선거과정에서 싹튼 노조에 대한 불신이 찬반투표 부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인규 사장 사내 입지 공고화총파업 부결은 역으로 김인규 사장을 인정한 격이 됐다. 김 사장이 사내 입지를 굳건하게 다지게 됨에 따라 사장 선거 과정에서 분화됐던 세력들이 김 사장 쪽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런 만큼 김 사장은 새로운 판짜기에 전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내년 초 정기인사를 통해 체제 공고화에 나선 뒤 수신료 현실화, 무료 지상파 디지털 TV 플랫폼인 ‘K-뷰 플랜(K-View Plan)’ 구축 등 공영방송 구상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그 시점은 KBS에 대한 외부기관의 조직진단 컨설팅 결과가 나오는 내년 5~6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인력 및 조직 전반에 대한 경영진단 컨설팅을 세계적 수준의 컨설팅회사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S 한 중견기자는 “24시간 뉴스채널 등 KBS 미래를 설계하려는 작업이 특보 이력을 덮으려는 포장술인지, 진정성 있는 고민에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총파업 무산 여진 노조 강타찬반투표 부결 여진은 KBS노조를 뒤흔들고 있다. 총파업 부결에 따른 집행부 책임론에 맞닥뜨린 노조는 지난 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쟁취한 뒤 이달 안에 열리는 대의원회에 제시하고 신임을 묻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노조의 이런 움직임은 조합원들의 반발과 함께 집단 탈퇴로 이어지고 있다. 탈퇴 조합원들은 언론노조 KBS 본부로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탈퇴를 주도하고 있는 사원행동은 조합원 규모가 작게는 5백명에서 많게는 1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양승동 사원행동 공동대표는 “현 노조의 투쟁 방식으론 방송의 독립성과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외부와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으로 김인규 체제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공영방송 길 포기했나” 비판시민사회단체는 “KBS가 공영방송의 길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행동은 3일 성명에서 “KBS 구성원들은 KBS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하고, 정권 특보 사장과 타협함으로써 ‘정권 나팔수’의 길을 선택했다”며 “KBS의 운명을 더이상 KBS 구성원들에게 맡길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도 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선후보의 언론특보를 맡았고 군사독재에 아부하는 리포트를 양산했던 사람을 어떻게 공영방송 수장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며 “국민들은 KBS를 차가운 눈으로 지켜볼 것이며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