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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인터뷰]디지털 방송 방식 무엇이 문제인가

박병완 방송기술인연합회장 인터뷰

서정은  2001.01.20 13: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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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부의 디지털 방송방식 선정이 졸속이라는 지적인데.

“정통부가 미국방식을 채택한 것은 97년 11월이고 유럽방식이 공식 발표된 것은 한달 뒤인 97년 12월이다. 정통부는 당시 추진협의회에서 유럽방식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하지만 정황으로 봤을 때 미비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 추진협의회 산하 기구였던 실무전문가팀에서 당시 유럽방식에 대한 적극적인 검증이 필요하며 방식간 비교실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고 있었는데도 추진협의회는 이를 무시하고 미국방식을 채택해버렸다. 중요한 국가적 방송정책을 수립하면서 공청회도 단 한번 뿐이었다.”

-미국방식은 어떤 문제가 있나.

“미국방식은 고층건물과 산악지형 등에서 발생하는 다중경로 신호에 취약해 수신율이 떨어지고 실내수신과 이동수신도 유럽방식보다 못하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많고 세계적으로 유럽방식을 채택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방식은 고화질 고음질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면서 이동수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정통부가 미국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뭐라고 보나.

“정통부는 디지털TV 시대에 발맞춰 선진대열에 합류하려면 지금도 이른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치밀한 준비를 거쳐 디지털 방송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중요하지 무조건 빨리 앞서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또 미국 시장이 크니까 미국방식으로 가자는 논리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시장이 커지면 그쪽 방식으로 바꿀 것인가? 주체적으로 우리 지형과 방송환경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게 관건이다.”

-방송위와 정통부에 촉구하는 것은.

“방송방식을 선정했던 정통부가 책임을 지고 공정한 비교실험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 개별 방송사의 자율실험을 허용했다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반영될지 불확실한데 어떤 방송사가 나서겠나. 만일 정통부가 미국방식 강행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방송위원회가 나서서 비교실험을 해야 할 것이다. 정통부는 비교실험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하지만 핑계일 뿐이다. 정통부 졸속결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시청자다.”

-시민대책위의 향후 계획은.

“방송방식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키고 시청자들에게 제대로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비교실험을 통해 공정하고투명하게 방식을 선정하면 된다. 방송위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에게 비교실험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