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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시장 한계…신문·방송 동반 쇠락 가능성

종합편성채널 성공 가능성은 ②방송광고시장과 미디어전략

장우성 기자  2009.12.02 14: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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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이 생긴다고 해서 기업의 광고예산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한 방송광고 전문가의 주장이다.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을 점점 줄이는 추세다. 한국 경제가 특별한 성장 국면을 맞이하기도 어렵다는 전망이다. 기업의 광고가 확대될 가능성은 작다는 방증이다. 결국 방송광고시장은 활력과 탄력성이 크게 떨어져 있으며, 종편이 들어선다 해도 이 추세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신문 등 활자매체 광고 집행액의 비중이 더욱 줄어들고 이 부분이 종편으로 흘러들어갈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이럴 경우 신문 광고시장이 큰 타격을 받아 방송사의 모(母)기업인 신문사의 목을 죄는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종편 방송사와 신문사의 동반 몰락은 물론 전체 신문 시장의 붕괴가 예상되고 있다.

수신료 올려도 광고 유입 어려울 듯
KBS의 수신료가 인상되면 줄어들 2TV의 광고량이 종편으로 넘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일단 광고 축소 자체를 단언하기 힘들다. KBS의 관계자는 “수신료가 5천원으로 인상된다 해도 2TV 광고 비중을 20%로 줄이면 물가인상에 따른 제작비·디지털 전환 비용 충당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대규모 감원과 2TV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설령 광고가 축소되거나 폐지돼도 오히려 수혜자는 미디어렙 실시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MBC와 SBS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가상광고나 간접광고 역시 지상파가 덕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사업자를 미디어렙에서 제외하고 직접 영업을 허용하면 신문사들은 자체 영업력의 노하우를 결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시청률 외적인 요소도 영업에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케이블사들은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면서 종편만 제외하면 형평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게다가 종편 사업자가 2개 이상이 되면 전망은 더욱 어두워진다는 평이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종편 사업자가 2~3개가 될 경우 현재 광고 시장 상황을 볼 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고 해도 앞날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도 대안될지 미지수
내수 광고시장에서 경쟁해서는 레드오션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안은 해외시장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수출시장은 개발 여지도 있다. 예를 들어 방송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포맷’ 수출이다. 콘텐츠를 완제품으로 파는 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의 전체 구성, 세트 디자인, 진행자 선정 등까지 포맷을 판매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기존 지상파 방송사의 축소·절약형 이상의 발상 전환적인 종편 모델이 강구되지 않으면 경쟁력있는 콘텐츠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특정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현실적인 난관이다. 종편 성공이 판가름 날 5년 이내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한몫한다. 한 신문사의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도 제대로 개척하지 못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후발주자인 종편이 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며 “국가 차원의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성공 여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미디어전략 있나
종편 희망 신문사들의 장기적인 미디어전략의 부재도 큰 문제로 제기된다. 현재 종편을 추진하고 있는 신문사들의 중장기적 마스터플랜이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등장 이상으로 미디어 지각변동을 불러올 ‘모바일 폭풍’이 향후 2~3년 내에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이 미디어 소비를 장악하게 되면 방송사가 단순히 모바일에 ‘콘텐츠 주고 광고 붙이는 것’ 이상의 콘텐츠 개발의 노하우, 압축기술 등 기술적·시스템적 측면에서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편 희망사들의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인식은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연매출 3천~4천억원 규모의 신문사들이 아무리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더라도 지상파와도 벌여야 하는 무한 경쟁 시장에서 마케팅·기술적 능력까지 갖추려면 고비용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도 떠오른다. 오히려 신문사의 지식산업적 장점을 이용해 콘텐츠프로바이더(CP)로서 자리를 잡는 게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회사의 숙원사업” “신문시장에 대한 불안감” “라이벌 사에 대한 경쟁 심리” 이상의 체계적인 전략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신문사의 관계자는 “방송 및 미디어 시장의 불확실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신문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며 “이미 종편은 경쟁 신문사들 사이에서 하나의 게임이 돼버렸다. 일단 경쟁에 뛰어든 이상 밀리는 쪽은 사운(社運) 쇠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