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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사장, 반발속 취임…KBS 앞날 먹구름

노조 내달 3일 총파업 예고…야당 이사, 자진사퇴 촉구

김성후 기자  2009.11.25 13: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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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규 KBS 신임 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을 통해 취임식장으로 향하던 중 노조원들의 출입저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사서“정부 입맛에 맞는 방송 안하겠다” 밝혀


김인규 KBS 신임 사장은 출근 첫날인 24일 여의도 KBS 본관 정문이 아닌 시청자상담실 출입구를 통해 KBS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45분쯤 출근을 시도했던 김 사장은 KBS 노조의 저지로 10여 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가 오후 1시24분쯤 돌아와 팀장급 이상 간부들과 청원경찰 1백여 명의 경호를 받으며 KBS 입성에 성공했다. 승용차에 내려 시청자상담실을 통해 KBS에 들어간 시간은 채 2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날 본관에는 노조 비대위원 50여 명을 포함해 기자와 PD 등 2백여 명이 출근저지 대오에 합류했다. 주변에는 수십 개의 만장이 바람에 나부꼈고, 대형 현수막이 본관 앞 계단에 깔렸으며, “MB특보 김인규 물러가라” 등 구호, 노래와 함성이 가득했다. 출근 저지에 실패한 노조원 70여 명은 취임식장에 진입, 취임식 중간중간 김 사장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일부 노조원이 공개홀 부조종실에서 오디오와 라디오를 끄면서 김 사장의 취임식 사내 방송 송출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순탄하지 못한 ‘친정행’은 그의 앞날에 커다란 먹장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MB특보’라는 꼬리표는 KBS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하는 신호로 인식되며 재임 3년 동안 그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당장 KBS 노조는 매일 아침 출근 저지를 이어가고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파란이 예상된다. 김영호, 진홍순, 고영신, 이창현 이사 등 야당 추천 KBS 이사 4명도 이날 성명을 내어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KBS 안팎의 거센 사퇴 요구에 김 사장은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기 위해서 왔다”고 맞받았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선캠프에 있었다고 해서 현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부 입맛에 맞게 방송을 마음대로 만들고 방송을 좌지우지할 사람으로 보이냐”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과거 자신의 행적과 발언들에 대한 반성보다는 변명으로 일관, 공영방송 수장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인규 체제의 KBS가 전임 사장의 ‘무색무취’ 방송에서 나아가 ‘국영방송’ 또는 ‘국정방송’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KBS 한 관계자는 “2012년 차기 대선국면에서 일정한 역할을 요구받은 김 사장은 초반에는 유화적인 모양새로 나오다 점차 정권에 우호적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임명권자의 의중을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