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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 김인규 KBS 입성 후폭풍

'낙하산 사장' 반대 노조 총파업 등 반발
대대적 인사쇄신 통한 조직정비 나설 듯

김성후 기자  2009.11.19 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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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이사회는 19일 차기 KBS 사장 후보로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을 선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열린 임시이사회 장면.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이 19일 KBS 차기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김 회장은 ‘대안부재론’을 내세우며 연임 목전까지 갔던 이병순 현 사장을 제쳐 ‘MB맨’ 김인규의 파워를 여실히 입증했다.

김 회장은 평생의 꿈이라던 KBS 사장의 자리에 오르게 됐지만 총파업 투쟁을 예고한 KBS 노조라는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다. 노조는 부임 9일 만에 물러난 서동구 전 사장을 거론하며 김 회장도 예외일 수 없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 KBS와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 특보 출신' 명함은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김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후보 대선캠프에서 방송발전전략실장, 대통령 당선인 언론보좌역을 맡는 등 이 대통령이 각별히 신임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8월 KBS 사장 1순위로 꼽혔지만 특보 이력이 논란이 되자 공모 마감을 하루 앞두고 신청을 철회했다. 이후 KT, SK브로드밴드 등 ‘IPTV’ 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한국디지털산업협회장을 맡으면서 방송계의 실세로 통했다.

그의 낙점은 이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KBS 안팎에서는 이 사장 연임설이 유력하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고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1차에서 5표, 결선에서 6표를 받으면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던 이병순 사장과의 대결에서 의외로 싱겁게 승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KBS 사장 선임과 관련해 “KBS 신임 사장은 공영방송으로서 KBS 위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비전과 철학을 갖추고,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미래 방송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통융합 시대 등을 언급한 이 대통령의 이례적인 발언은 김 회장을 간접 지원하는 신호로 해석됐다.


2012년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에서 김 회장이 선택됐다는 관측도 있다. 차기 사장이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까지 임기를 채운다는 점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믿을 만한 인물인 김인규를 낙점했다는 것이다. KBS 한 관계자는 “차기 대선이라는 큰 그림을 그린 정권이 중간에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경쟁자였던 이 사장이 KBS 내부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한 것도 그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1년 3개월간 ‘무색무취’의 KBS에 대한 안팎의 따가운 여론에 이사들이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사장 취임 직후 대대적 인사쇄신을 통한 조직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사장은 공석이고, 본부장들도 일괄사표를 낼 가능성이 높다. 자기사람으로 KBS를 정비한 뒤 ‘차별화된 공영방송  KBS’의 비전을 설파하며 구성원 설득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특보 출신을 KBS 사장으로 선정한 데 따른 후폭풍은 거세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이미 총파업은 물론 정권 퇴진투쟁을 천명했다. 강동구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는 구속·해고를 결의했다. 야당 등 시민사회단체도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3일 파업 찬반투표 일정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언론특보를 보내서 KBS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며 "노조는 총파업의 배수진을 치고 낙하산 사장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