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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상 탈락 납득할 수 없다

[특별기고]

임정현 문화일보 지회장  2009.11.18 1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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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현 문화일보 지회장  
 
한국기자협회 문화일보지회는 전국부 박영수 기자가 지난 8월4일자로 특종보도한 ‘경남기관장 4명 접대골프(이하 접대골프)’ 기사가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취재과정과 기사내용 역시 치밀하고 정확해 특종기사의 요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문화일보지회는 박영수 기자를 ‘이달(2009년 8월)의 기자상’ 후보로 추천했지만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문화일보지회는 경위파악에 나선 결과, ‘지역여론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수상 탈락의 주된 이유였다는 말을 심사관계자로부터 전해들었습니다. ‘좋지 않은 지역 여론’이란 접대골프 기사 보도 이후 창원 지역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정보지에까지 등장한 루머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루머의 내용은 ‘창원시와 문화일보 창원주재 기자의 사이가 좋지 않아 창원시가 문화일보를 다량 절독하자 보복차원에서 기사를 썼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무근입니다.

문화일보지회는 근거없는 루머가 심사기준이 돼선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10월20일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를 상대로 공개질의서를 보내 재심을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심사과정에서 ‘좋지 않은 지역여론’이라는 의견이 영향을 미쳤는지, 또 영향을 미쳤다면 ‘좋지 않은 지역여론’의 근거가 된 루머에 대해 사실 확인을 했는지 답변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심사위원회측은 지난 11월9일 공문을 통해 접대골프 기사는 재심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뒤 “이 작품(접대골프 기사)이 특종임에는 분명하지만 취재 배경에 대한 석명이 미흡했다는 점과 기관장들의 골프모임을 대통령의 일정에 연계시켰다는 점은 기사의 방향성과 가치라는 측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문화일보지회는 심사위원회의 이 같은 답변을 두 가지 이유에서 납득할 수 없습니다. 첫째, ‘취재 배경에 대한 석명이 미흡했다’는 대목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취재 배경’이란 ‘좋지 않은 지역여론’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관련 내용은 이미 밝혔듯이 근거없는 루머입니다.

더구나 심사위원회는 ‘취재배경’과 관련해 박영수 기자는 물론 창원시청 등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사실 확인작업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심사위원회는 사실(Fact)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자상 심사에서 근거없는 루머를 심사기준으로 삼았고 나아가 석명을 요구하지 않았으면서 석명 부족을 이유로 박 기자를 수상대상에서 배제했다는 게 문화일보지회의 판단입니다.

더 큰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번 심사가 비판적 언론을 견제하기 위해 루머를 흘린 세력에 동조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기관장들의 골프모임을 대통령의 일정에 연계시킨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 대목도 언론인이라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접대골프’ 기사의 두가지 기둥은 고위공무원들이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사실과 대통령 휴가방문 하루 전 휴가지역 핵심 기관장들이 골프를 치고 폭탄주를 마셨다는 사실입니다. 사안이 단순 접대골프에 그쳤다면 기사 역시 고위공직자의 일상적인 처신과 도덕성 문제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접대골프 기사는 고위공직자의 기강 문제를 함께 거론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이 문화일보지회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문화일보지회는 심사위원회의 답변을 수긍할 수 없으며 이 같은 심사가 되풀이될 경우 ‘이달의 기자상’의 사회적 역할과 권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