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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누구 손 들어줄까

'김인규-이병순-제3인물' 3파전 예상

김성후 기자  2009.11.11 13: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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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KBS 차기 사장 공모가 마감이 되면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병순 현 KBS 사장,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 강동순 전 KBS 감사, 권혁부 전 KBS 이사 등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모 여부가 관심사였던 김 회장이 응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차기 사장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졌다. KBS 안팎에서는 이번 사장 선거는 ‘김인규-이병순-제3의 인물’의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병순 연임, 김인규 브레이크?
‘대안부재론’을 내세우며 연임에 속도를 높였던 이병순 사장은 김 회장의 등장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KBS 공채 1기로 입사해 정치부장, 보도국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대통령후보 대선캠프에서 방송발전전략실장, 대통령 당선인 언론보좌역을 맡는 등 이 대통령이 각별히 신임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8월 실시된 KBS 사장 공모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대선캠프 이력을 놓고 논란이 일자 공모 마감을 하루 앞두고 신청을 철회했다. 최근 이사들과 활발하게 접촉하는 등 보폭을 부쩍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사장에 선임될 당시만 해도 정연주 전 사장의 잔여 임기만 채우는 ‘원 포인트 릴리프’로 인식됐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김인규 회장이 공모 불참을 선언하고 또 다른 유력 후보였던 김은구 KBS사우회장이 사전에 정정길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주재한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낙마해 ‘어부지리’로 사장 자리에 오른 게 사실. 그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올해 3분기까지 261억원의 사업흑자를 냈다. 무리한 긴축의 결과라는 비판을 뒤로하고 흑자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연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한 차례 격돌한 경험이 있다. 지난 9월 초 이 사장이 부사장들의 사표를 전격수리하고 본부장 전원에 대한 사표를 받은 뒤 기술직 출신 신임 부사장에 대한 임명동의를 이사회에 요구할 때다. 친여 성향의 이사들이 다수였던 KBS 이사회는 예상을 뒤엎고 부사장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

KBS 한 관계자는 “친정체제를 굳힌 뒤 연임으로 가려던 이 사장의 의중을 파악한 김인규 회장 측이 이 사장에게 반격을 가했다는 분석이 정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부인사 영입 등 제3의 후보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때 오명 전 과기부 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렸다. KBS 구성원들이 KBS 출신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청와대 의중이 관건
KBS 사장은 KBS 이사회가 최종후보 1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 절차는 형식적으로 이뤄져왔다. 역대 정권마다 이사회를 움직여 KBS 사장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로 임명했다. 김대중 정부의 박권상 사장, 노무현 정부의 서동구 사장이 그런 예다. 이명박 정부도 지난해 사장 선거를 앞두고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참석한 이른바 ‘KBS 사장 인선 비밀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런 연장선에서 볼 때 이번 사장 인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 추천의 한 이사는 “KBS 사장을 이사들이 알아서 정하라고 용인하는 정권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아직까지 교통정리를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KBS 관계자는 “김인규 회장의 경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우나 일부 참모들이 견제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고, 이 사장은 이런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형국”이라며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심사를 벌이는 13일 이전에 청와대가 신호를 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도 “일부 인사들의 경우 사장 응모 자체가 마지막 행보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했을 것”이라며 “권력 상층부에 확인도 하고, 일정한 교감도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