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일 가상광고와 간접광고 허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함에 따라 새로운 광고시장이 탄생하게 됐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호주 사례를 참고로 하면 간접광고 시장은 1천6백억원, 가상광고 시장은 수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기존 광고에서 전이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금지규정의 해제에 따라 광고시장 절대 규모를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 및 간접광고의 수혜주는 현재로선 지상파 방송사다. 종합편성채널 등 신규채널은 빨라야 내년 말에나 설립된다. 그전까지 지상파는 새롭게 형성된 가상 및 간접광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종편·보도채널은 사업 초기 광고시장 창출에 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상파의 속사정은 복잡하다. 가상 및 간접광고 시행으로 늘어날 광고료 배분 때문이다. 서울사와 지역사 간 물밑싸움이 치열하다.
지역사들은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과 같은 서울 프로그램을 전송해주는 대가로 받는 전파료처럼 가상 및 간접광고도 전파료로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중앙사는 간접광고는 100% 제작비 성격으로 전액 서울사 몫이라고 주장한다. 통상 광고료는 제작비(70%)와 전파료(30%)로 구성되는데, MBC의 경우 서울사는 제작비 전액과 전파료의 20%를, 지방사는 전파료의 80%를 19개 계열사가 배분하고 있다. 서울사 주장처럼 가상 및 간접광고가 제작비 개념이 될 경우 광고료 전액은 서울사로 귀속될 수밖에 없다.
안희택 지역MBC광고책임자협의회장(울산MBC 광고부국장)은 “가상 및 간접광고가 들어가는 프로그램도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네트워크를 통해 방영되는 만큼 전파료 배분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방송은 지역방송 자체 광고물량이 향후 가상 및 간접광고로 대거 흡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MBC 한 관계자는 “간접광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광고주들은 지역방송에 쓰던 광고예산을 광고 효율성이 높은 간접광고 쪽으로 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방송 등 취약매체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MBC와 SBS는 간접광고는 전파료 적용이 어렵고, 가상광고의 경우 스포츠 중계권을 본사가 부담하고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MBC 광고국 한 관계자는 “간접광고는 PD들이 기업의 제품이나 로고 등을 얼마나 노출시키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100% 제작비 성격”이라며 “가상광고도 장비 구입 등 본사에서 부담할 돈이 많다는 측면에서 지방의 광고료 배분 주장은 얘기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사와 지방사의 대립에 가상 및 간접광고를 판매할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코바코는 일단 양측의 원활한 합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적극 개입한다는 방침이다. 코바코 신광고유형팀 한 관계자는 “본사와 지방사가 제각각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고민이다”며 “양측이 지혜를 짜서 원만하게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상·간접 광고란> 가상광고는 스포츠 중계 도중에 운동장이나 펜스 등의 빈 공간에 컴퓨터그래픽(CG)으로 광고를 합성해 내보내는 것으로 방통위는 연간 3백억~4백억원의 광고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간접광고는 어린이 프로그램과 보도, 시사 프로그램을 제외한 드라마나 오락, 교양 프로그램 등에 기업의 제품이나 로고 등을 노출시키는 광고기법이다. 둘 다 화면의 4분의 1 이내 크기에서 내보낼 수 있으며 전체 프로그램 시간의 5%를 초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