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재개정” 야당 주장 근거 얻어논란이 일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결정은 여러 가지 법리적 시빗거리를 남겼다.
헌재가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한 근거는 헌법재판소법 제66조에 있다.
제66조 1항은 “헌법재판소는 심판의 대상이 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의 존부 또는 범위에 관하여 판단한다”, 2항은 “권한침해의 원인이 된 피청구인의 처분을 취소하거나 그 무효를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1항은 의무사항이고, 2항은 선택사항으로 보고 무효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권한침해를 당한 청구인인 야당 의원들의 법익은 어떻게 복구하느냐의 문제가 생긴다. 헌재는 미디어법 표결 절차에 위법성이 있어 청구인이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즉 “권한 침해를 당한 피해자는 있는데 구제 받을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 헌재가 지적한 위법성을 해소하기 위해 재개정 논의를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근거를 얻는다.
신문법이 더 논란이 크다. 신문법의 무효 확인 여부를 기각한 6명 중 이강국, 이공현 등 2명의 재판관은 “기능적 권력분립과 국회의 자율권 존중의 의미에서 원칙적으로 심의표결권 침해만 확인하고 위헌·위법 상태의 시정은 피청구인에게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논거를 밝혔다. 김종대 재판관도 “사후 조치는 국회가 해결해야 한다”며 비슷한 취지의 의견을 냈다. 또한 조대현, 송두환, 김희옥 재판관 3명은 “질의·토론 절차가 생략됐고 표결절차의 공정성 상실도 중첩적으로 결합돼 중대한 무효사유를 구성한다”며 신문법 무효 청구를 받아들였다.
민주당 무효언론악법폐지투쟁위원회 소속인 전현희 의원이 “신문법의 경우 재판관 3명이 무효라고 인용했고, 3명은 헌재가 무효라고 확인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고 기각했으므로 원칙적으로 (과반인) 6명은 무효에 가까운 결론을 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런 방식으로 방송법 무효 확인 기각 결정을 풀이하면, 무효에 가까운 결정을 내린 재판관은 김종대, 조대현, 송두환 재판관 3명이다.
또한 “위법은 있었으나 정도가 약해 무효화할 정도는 아니다”는 헌재의 결정 근거도 쟁점이다.
헌재가 야당의 미디어법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한 사유를 보면 신문법의 경우 이동흡 재판관은 “경미한 하자를 인정할 수 있을 뿐 헌법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방송법에 대해서는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3명의 재판관이 “입법절차에 관한 헌법규정을 위반하였다는 등 취소 또는 무효로 할 정도의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관들은 신문법의 절차적 위법성의 근거를 밝히면서 “국회의장의 자율적 의사진행권한의 한계를 일탈했다” “표결과정에서 표결의 자유와 공정성이 현저히 저해됐다”고 강력하게 지적했다. 방송법 표결에서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도 인정했다.
여기서 “과연 어느 정도의 위법이어야 무효가 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헌재가 인정한 불법투표는 헌법에 규정된 국회 입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당연히 헌법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제시된다.
그러나 헌재의 결정까지 난 마당에 야당은 더 이상 사법적 구제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 없는 형편이다. 남은 것은 국회뿐이다. 또한 절차적 위법성이 인정된 법률에 의거해 제정될 시행령과 후속 조치 역시 위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