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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폭거…궤변…부끄러운 날"

민주·진보신당·민주노동당 헌재 비판
한나라 "미디어법 후속조치 협력을"

민왕기 기자  2009.10.29 17: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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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국회가 미디어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ㆍ표결권을 침해했으나 미디어법 중 신문법과 방송법 가결 선포를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헌재의 판결이 나온 29일 오후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민주당의원들이 헌재판결에 대해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반응]

헌법재판소가 29일 내린 미디어법 관련 결정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들이 논평을 내고 이를 정면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헌재의 이런 판단에 대해 “헌재의 폭거”, “궤변”, “민주주의가 짓밟힌 부끄러운 날”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헌재가 날치기 처리된 신문법과 방송법의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하고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로 효력 무효청구를 기각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며 “정의는 야당에 있으나 권력은 여당에 있다는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헌재는 심의표결권 침해, 대리투표,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을 인정해 절차적 위법성을 확인했다”며 “이는 국회가 스스로 신문법과 방송법의 절차적 위법성을 해소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에 의해 불법 날치기 된 신문법과 방송법의 위법성 해소를 위해 민주당은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진보신당은 ‘헌법재판소의 궤변이 또다시 민주주의를 질식시켰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헌법재판소가 결국 권력의 손을 들어줬다”며 “대리투표 등 명백한 불법투표의 증거가 존재하고 야당의원들의 권한이 침해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개정 법률은 유효하다는 모순된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오늘 판결은 날치기와 불법투표의 효력을 인정해준 것으로,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판결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헌재가 불법대리투표와 권한침해를 인정하고도 개정법을 유효라 판결함으로써 향후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절도는 범죄지만, 훔친 물건은 절도범 소유?”
민주노동당은 ‘헌법재판소의 굴욕’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헌재의 오늘 판결은 앞뒤가 맞지 않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로써 정치판결이라는 오명을 씻기 힘들게 됐다”며 “오늘로서 헌법재판소는 MB재판소가 됐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절도는 범죄지만, 절도한 물건의 소유권은 절도범에게 있다’는 식의 헌재 판결은 그 자체로도 헌재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며 “헌재의 위상을 땅바닥에 떨어뜨린 헌재의 폭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의 눈을 속이고, 헌법정신을 져버리고, 국민적 상식을 배반한 이번 헌재 판결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그러나 오히려 오늘 헌재가 강행처리 과정에서의 불법을 인정한 만큼, 미디어법은 원천무효임이 만천하에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야당, 정략적 공세 그만두라”
한나라당은 ‘헌재결정 존중하며 정쟁시비 중단하고, 미디어법 후속조치 협력해야’라는 논평에서 “헌재가 미디어법 가결을 유효하다고 밝힌 것은 의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온 사법부의 전통적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위헌 시비의 근거가 종결된 만큼 야당은 더 이상 정략적 공세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헌재가 열거한 일사부재의, 심의표결권 등 절차적 문제는 원천적으로 야당의 폭력적 행위에서 야기된 것”이라며 “야당의 이런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는 헌재결정과 별개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언급할 사안 아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은혜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국회의 의사절차와 관련한 사안이므로 청와대에서 따로 언급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각 정당과 국회에서 충분히 말하지 않겠느냐”며 논평을 자제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