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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국, 정부 협찬 결정

산업기술평가원서 2천만원 받아 해외취재…윤리강령 위반

김성후 기자  2009.10.28 15: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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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가 올 1월 신년기획으로 방송한 '뉴스9' 연속기획 '세계는 미래로'.  
 
신년기획, 정부 홍보안과 유사…“취재 제안 받았다”


KBS가 9시뉴스 신년기획 등을 위해 지식경제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원(산기평)의 지원을 받아 해외취재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KBS 보도국이 정부 협찬을 받기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KBS가 9시뉴스를 통해 방영한 신년 연속기획 일부 내용이 산기평이 기획한 홍보안과 유사해 KBS가 ‘정부기관 맞춤형 뉴스’를 제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실 등에 따르면 KBS는 지난해 11월29일부터 15박16일간 산기평 예산 2천만여 원을 지원받아 이스라엘, 영국, 일본 등의 신성장동력 사례를 취재했다. 이 취재물은 올해 1월 1일부터 7일까지 ‘뉴스9’ 연속기획 ‘세계는 미래로’를 통해 방영됐다. 숙박비와 항공료를 자체 부담한 KBS는 산기평과 용역계약을 체결한 홍보대행사인 ‘코딕스’로부터 3천만원을 지원 받아 차량임차료, 통역안내비 등으로 1천980만여 원을 지출한 뒤 1천만여 원을 반납했다.

KBS 보도본부는 제작비 일부를 지원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왜 코딕스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느냐’는 변재일 의원실의 질문에 보도본부는 “제작비 중 일부를 지원키로 한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공공기관이고, 제작비 일부 지원에 따른 별도 조건이 없어 협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회사의 공식 절차를 거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무 관련자와 외부기관 및 단체의 비용으로 출장·여행·연수를 가지 않는다’는 KBS 윤리강령에 따라 기자들의 협찬 취재를 엄격히 제한해야 할 보도본부가 이를 위반한 것이다.

특히 KBS가 9시뉴스를 통해 방영한 연속기획 ‘세계로 미래로’ 일부 내용이 산기평이 기획한 홍보안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가 산기평 홍보안을 일정 부분 반영해 기획물을 제작, 9시뉴스를 통해 내보냈다는 의혹을 살만한 대목이다.

산기평은 지난해 11월 ‘미디어를 통한 신성장동력 홍보 기획방영 추진계획안’을 만들었다. 미디어를 통해 정부 기술개발정책의 중요성과 지식경제부의 역할을 인지·공감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였다. 공중파 방송과 인터넷 배너광고, 경제전문 케이블 TV 등이 대상이었다.

산기평은 이 계획안에서 공중파 방송사로 KBS TV 9시뉴스를 지정하면서 이스라엘,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 신성장동력 개발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을 주요 내용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산기평이 지정한 나라들은 공교롭게도 KBS 뉴스9가 연초 연속기획에서 “세계 각국은 불황 속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사례로 든 나라들과 대부분 일치한다. 연속기획은 영국 디자인산업, 독일의 친환경차, 일본의 환경산업, 이스라엘의 태양에너지 산업 등을 다루고 있다.

산기평 관계자는 “KBS와 접촉한 코딕스가 우리 홍보안대로 KBS가 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며 “애초 기획했던 내용을 KBS가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보도본부 한 관계자도 “산기평에서 제안이 왔고, 보도국 회의를 거쳐 신년기획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