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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순 사장, 연임 반대 여론 넘을까

대안부재 내세운 연임기류에 구성원 78% 반대 복병

김성후 기자  2009.10.28 15: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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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정치 독립적 KBS 사장 선임’을 위한 KBS 노동조합 기자회견에서 노조 관계자들이 ‘KBS 사장 5대 조건 및 5대 불가 후보’를 발표하고 있다.  
 
1년 성적표 낙제점에 직원도 건사 못한 사장 꼬리표


KBS 노동조합이 지난 21일 공개한 이병순 사장 1년 평가 여론조사 결과가 차기 KBS 사장에 최대의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대안부재론을 앞세우며 연임을 노리는 이병순 사장은 정권과 KBS 이사회에 호소하기에 앞서 구성원부터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26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최대 관심사는 노조가 78%에 달하는 이병순 사장 연임 반대 여론을 이어 받아 이 사장 연임 반대를 천명하느냐 여부였다. 노조는 이 사장의 결단을 거듭 촉구하면서도 전면적인 연임 반대 투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재훈 노조 부위원장은 “이 사장의 응모 자체를 노조가 막을 수는 없다”면서 “내부 구성원들이 연임에 반대한다는 설문결과를 알고 있으니, 이 사장도 KBS 출신 사장으로 충분히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KBS사장 5대 불가 후보로 정치권 연루자, 반 공영론자, 각종 비리 연루자, 방송·경영 비전문가, 불통·갈등 조장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KBS 이사회에 사장추천위원회 운영과 특별다수제 적용, 사장 공모제 실시, 공모 신청자 공개, 평가 기준 제시, 공개 면접 실시 등 6대 사항을 요구했다.

사장 공모를 하루 앞둔 27일 현재 KBS 안팎에서는 이병순 사장 외에도 여러 사람의 이름이 거론된다. 문제는 이들이 제각각 결격사유가 있는 데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 이 사장을 넘을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대안부재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 사장 연임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여당 추천 이사는 “대안부재론이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두고 봐야 안다”며 “후임 사장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당 추천 이사도 “대안이 없다고 하는데 새로운 사람이 나오면 대안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기 사장이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까지 임기를 채운다는 점에서 정권 입장에서 믿을 만한 사람을 낙점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나온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MB 정권의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이병순 사장보다 더 충성할 수 있는 인물이 KBS 사장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유력 후보였던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이 공모 마감을 하루 앞두고 공모를 포기하고, 정권에서 밀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은구 KBS 사우회장이 당시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통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참석한 ‘KBS 사장 대책회의’ 파동으로 낙마하면서 어부지리로 사장 자리에 오른 게 사실이다.

KBS 한 관계자는 “정권 입장에서 이 사장을 ‘내 편’으로 분류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다면 중간에 배신하지 않고 현 정부와 끝까지 갈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이병순 사장은 ‘사원들이 반대하는 사장’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조가 연임 반대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사회에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할 것을 요구했고, 이 사장에게도 결단을 요청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내부구성원도 건사하지 못한 인물이 공영방송 KBS의 수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퍼지고 있다. KBS노조 부산지부는 최근 성명에서 “조합원은 물론 전속단체, 그리고 상위 임직원까지 포함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 5명 중 겨우 1명 정도만 이병순 사장과의 동행을 원하고 있다는, 그야말로 처참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런 내부 비판을 우려했던지 이 사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폄훼했다. 이 사장은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에 대한 확인국감에서 ‘KBS 구성원들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 부족 능력 등을 들어 이병순 사장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는 민주당 장세환 의원의 질의에 대해 “평소 KBS 보도나 시사프로그램 등에 대해 근거없이 사실과 다른 비판을 하는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 이사회는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후보자를 접수하고 13~14일 서류심사를 거쳐 19일 면접심사와 함께 임명 제청자를 확정한 뒤 20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