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적 고통과 새 문명의 물결이 몰려들던 우리 근대 여명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동아일보가 내년 창간 90주년과 한일강제합병 1백주년을 맞아 기획 시리즈 ‘동아일보 속의 근대 100경(景)’을 시작했다.
‘근대 100경’은 동아일보의 기사, 사진, 광고에 나타난 우리 근대의 풍경을 되새기는 기획물로 지난 8일부터 지면에 선보였다.
차장급까지 문화부 기자 10여명이 돌아가면서 동아의 지면에 등장하는 일제 강점기 당대의 문화와 생활, 민족사적 의의를 갖는 현상과 사건을 찾아 매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앞으로 1백 회까지 연재될 장기 기획이다.
‘100경’은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비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대와 가교를 놓는 것이 이 기획의 묘미. 6회인 14일자 ‘티룸과 가비차’ 편에서는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체인점 열기의 근원을 1920년대 이후 종로 등지에 등장한 다방에서 찾았다. 동아의 1935년 기사를 통해 극작가 유치진이 소공동에 ‘쌀론 플라란’이란 다방을 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창간 90주년·강제합병 1백주년이 맞물리면서 숫자 이상의 역사적 무게를 준다”며 “이런 의미가 있는 만큼 기자들도 틈틈이 자료실을 찾아 초창기 동아일보 기사를 찾아보면서 ‘공부하고 공을 들인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대 100경’은 문화부가 담당하고 있지만 편집국 전체의 논의를 거쳐 기획됐다. 1920년 4월1일 창간해 내년 90주년을 맞는 동아는 이외에도 다양한 창간 기념 기획물을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