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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사장 "방문진 섭정 아니다"

"사원들 오해 있어…방문진 보도·제작·편성 개입 옳지 않아"

김성후 기자  2009.10.19 19: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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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일부 이사들이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엄기영 MBC 사장은 19일 “일부 오해가 있는 듯이 보인다. 방문진은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지켜주는 울타리이고, 관리 감독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이날 본부장 회의에서 “일부에서는 ‘방문진이 섭정을 하고 있다. 도를 넘어선 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그것은) 방문진 이사가 교체된 뒤 초기현상으로 본다”며 “이제는 방문진의 존립이유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엄 사장은 “방문진의 관리감독 권한은 존중하겠지만 방문진이 보도, 제작, 편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방문진의 프로그램 간섭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MBC 방송의 경영, 편성책임을 맡은 것은 경영진”이라고도 했다.

엄 사장은 MBC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도 했다. 그는 “자본과 권력 같은 외부의 압력 뿐 아니라 내부의 부당한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며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MBC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 MBC 플랜은 누가 시켜서도 한 일도 아니고 경영진의 자리보전을 위한 일도 아니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노사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MBC 노조는 “경영진이 외부에는 눈치 보기와 저자세로 일관하고, 내부적으로 조직 흔들기에 나서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미래위원회’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미래위원회는 엄 사장이 밝힌 ‘뉴 MBC 플랜’ 추진을 위해 노사가 합의해 만든 기구다.

이날 엄 사장은 미디어렙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엄 사장은 “지난주 지방계열사 사장단이 ‘본사의 1사 1렙 정책을 수용하겠다. 다만 미디어렙이 만들어지더라도 지방사의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다음은 엄 사장 발언 전문

최근 경쟁력이 빼어난 프로그램 제작과,
또 지난주 국회 업무보고 준비하느라 노고 많았다.

올 초 심각한 경기 침체와 경쟁력 하락으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MBC 전 사원들 노력으로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선덕여왕>과 1일 드라마, 시트콤의 경쟁력 회복으로
지난 5월 이후 다섯 달 째 MBC가 경쟁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39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7월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9월말까지의 영업적자가 17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적자를 220억 원이나 줄였다.
MBC의 저력이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몇 달만 고생하면 올해 흑자 달성도 가능할지 모른다.

NEW MBC Plan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7년간 미결로 남아있던 미술 직무 일원화를
곧 마무리할 단계에 와 있다.
11월부터는 모든 미술업무를 미술센터가 담당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비상경영, 고통분담에 함께 해 준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한다.

NEW MBC Plan을 시작한지 50일이 지났다.
그때도 말했듯이 NEW MBC Plan은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경영진의 자리보전을 위한 일도 아니다.
MBC의 미래를 위해 경영진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노사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방문진의 역할과 관련해 사원들의 오해가 있는 듯이 보인다.
일부에서는 "방문진이 섭정을 하고 있다.
도를 넘어선 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방문진 이사가 교체된 뒤 일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초기현상으로 본다.
이제는 방문진의 존립이유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
방문진은 기본적으로 MBC의 대주주이다.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지켜주는 울타리이고,관리 감독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그리고 MBC 방송의 경영, 편성책임을 맡은 것은 경영진이다.
저는 방문진의 관리감독 권한은 존중하겠지만
방문진이 보도, 제작, 편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합리적 지적, 정당한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겠지만
부당한 간섭이나 압력에는 당당히 맞서겠다.
저는 공영방송 MBC의 수장으로서
우리 모두 함께 지켜온 가치 MBC 독립성, 자율성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어느 정파, 어느 세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걸어가겠다고 말씀드렸다.
자본과 권력 같은 외부의 압력 뿐 아니라 내부의 부당한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MBC의 길이다.

이 자리에 계신 임원과 본부장 여러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NEW MBC Plan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11월로 예정된 프로그램 개편을 철저히 준비하기 바란다.

또한 미디어렙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바란다.
지난주 지방계열사 사장단이 「본사의 1사 1렙 정책을 수용하겠다.
다만 미디어렙이 만들어지더라도 지방사의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본사와 지방계열사는 한 가족이다. 지방계열사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를 되돌아 보면 참 어려운 고비도 많았지만
전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이제 2009년이 7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쓰디 쓴 노력이 달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