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TV ‘스타골든벨’ 진행자였던 김제동 씨 교체를 결정했고, MBC ‘100분 토론’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프로그램 하차가 유력해졌다. 오래된 진행자, 고액 출연료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부에 비판적이었다는 이유로 출연을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김씨의 경우 마지막 녹화를 사흘 앞둔 지난 9일 교체를 통보했다. KBS 한 PD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MC 교체는 전임보다 더 강력한 인물을 영입한 뒤에 한다. 이번처럼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MC를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KBS 예능국장은 KBS PD협회와 면담에서 “프로그램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제작팀과 논의해서 결정했다”며 외압과 무관함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윗선을 의식해 교체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이 밝힌 ‘소아병적인 원리주의자들의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김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에서 사회를 봤고,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문화제에 참석한 것 등이 윗사람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를 의식한 쪽에서 교체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KBS PD는 “제작진 교체와 맞물려 김씨 퇴출이 결정됐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새로 프로그램을 맡은 담당 PD는 의견을 내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손석희 교수는 MBC 가을개편이 예정된 다음달 23일 전후로 ‘100분 토론’에서 하차할 것으로 보인다. MBC 한 관계자는 “잠정적으로 하차가 확정된 것으로 안다”며 “시기는 가을개편 전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엄기영 사장도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의 MBC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손 교수의 ‘100분 토론’ 하차설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실무진의 의견을 따를 것”이라며 교체 쪽에 무게를 뒀다.
손 교수는 지난 4월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가 중도하차할 때부터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인 김미화 씨와 함께 진행자 교체설이 나돌았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회에서 여러 차례 ‘100분 토론’이 시청자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다르게 표현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경영진을 압박했다. 결국 담당 부장은 평사원으로 발령나는 등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2일 논평에서 “김제동, 손석희 씨의 중도하차는 정당한 인사권 행사라는 점을 강변해도 정치적 공작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며 “이병순 KBS 사장은 정권의 신임을 얻음으로써 사장 연임의 재물로 김씨를, 엄기영 MBC 사장은 정권의 압력에 굴복하며 보신을 유지하기 위한 재물로 손씨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