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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직격탄'

대부분 중소규모…활동 위축 우려

장우성 기자  2009.10.13 22: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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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태희 노동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관을 방문해 임성규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는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뉴시스)  
 
노동조합의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은 1997년 노동법 개정 당시 신설됐으나 노사 합의를 이루지 못해 13년간 유예된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한나라당과 경영자단체들은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짓겠다며 내년부터 실행에 들어갈 태세다.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노동조합을 말살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언론사 노조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중소규모 노조 재정 타격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본부·지부·분회는 모두 1백17개(2009년 1월 현재). 이 중 조합원이 3백명이 넘는 지·본부는 경향신문, 서울신문, 연합뉴스, 한겨레, EBS, MBC, SBS, YTN, 방송사비정규직지부 등 9곳뿐이다.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는 특히 중소 규모 노조의 재정에 더 큰 타격을 준다. 조합비의 상당 부분이 전임자 임금으로 지출되면 기타 사업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 그렇다고 가뜩이나 적은 전임자를 없애거나 줄이자니 노조 역량이 급감한다. 진퇴양난인 셈이다.

조합원이 1백여 명 되는 한 신문사 노조의 관계자는 “조합원이 많으면 조합비 인상 등으로 급한 불을 끌 수도 있겠지만 중소규모 노조는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한나라당과 정책 연대를 진행하는 등 정부 정책에 비교적 협조해왔던 한국노총이 강력 반발하는 것도 중소 규모 사업장이 주축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노총은 소속 노조 가운데 66.8%가 조합원 1백명 미만이라며 “중소규모 노조는 사실상 활동이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해왔다.

전임자 축소 등 방안 강구
대부분 언론사 노조들은 뚜렷한 대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법이 강행되면 각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세 가지다.

전임자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전임자 수는 각 언론사별로 천차만별이다. 조합원 3천4백명으로 국내 언론사 노조 중 최대 규모인 KBS 노조는 지역지부를 포함해 24명의 전임자가 활동하고 있다. 국내 신문사 노조 중 전임자가 가장 많은 곳은 한겨레로 3명이다. 노동연구원의 200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조의 전임자 수는 평균 2.43명이나 신문사 노조는 위원장을 포함해 1~2명의 전임자를 두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최소 인원만 남기고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활동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서울의 한 신문사 노조 관계자는 “노조의 일상활동은 큰 장벽에 직면하게 된다”며 “임금협상에 집중하기에도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공정보도 감시 활동은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다음 방법은 조합비를 올리는 것이다. 국내 언론사 노조의 조합비는 보통 임금의 0.5~1%가량. 기준은 기본급, 총액 등 각 회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KBS 등 정액제로 걷는 노조도 있다.

현재 임금 총액의 1%를 조합비로 걷고 있는 한 신문사 노조 관계자는 “법이 시행되면 조합비를 인상하는 것 외엔 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형편에 조합원 사이에서 저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익사업을 모색하는 곳도 있다. KBS 노조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 전임자 임금을 자급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노조 차원의 수익사업 전개를 검토하고 있다.

노조전임기금의 설치도 고려할 수 있다.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일정액을 매년 출연해 기금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양대 강성태 교수(법학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 노조전임기금을 설치한 사업장은 5~7%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현 정부의 입장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노사정대표자회의의 안보다 노사 자율의 폭을 줄이는 한층 강경한 내용이어서 기금 설치 자체도 불법화될 가능성이 높다.

“산별 차원 대응 불가피”
결국 어떠한 대책을 세우더라도 정부의 방침대로 법 실행이 추진되면 노조활동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정도의 차이일 뿐 노조의 규모에 상관없이 공통된 현상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산별 차원에서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 방송사 노조의 관계자는 “정부 방침대로 전임자 임금 지급이 불법화되는 상황이 되면 어차피 단위 사업장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11월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산별조직의 본격적인 대응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