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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렙 개편 이해관계 '첨예'

여야 정치권 비롯 각 언론사 입장차 뚜렷

민왕기 기자  2009.09.30 13: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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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4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1공영 다민영’ 체제를 주장했다. 하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언론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뉴시스)  
 
미디어렙 개편 논의가 활발하다. 한나라당(한선교 의원)안과 민주당(언개련 초안)안, 자유선진당(김창수 의원)안까지 의견차가 명확한 가운데 최근 들어 본격적인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 안은 미디어렙 설립 요건에만 모두 ‘허가제’로 의견을 같이 할 뿐, 이를 제외한 △소유구조 △업무범위 △경쟁유형 등에선 차이를 보인다.

마찬가지로 KBS와 MBC, SBS, CBS, 조·중·동 등 신문사, 지역MBC와 지역민방 등은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율에 난항이 계속되는 이유다.

경쟁유형 ‘뜨거운 감자’
먼저 한나라당 안은 ‘1공영 다민영’의 사실상 완전경쟁 체제. 우선 KBS와 EBS의 공영렙과 SBS, MBC의 민영렙 등 1공영 2민영이 예상된다. 1인(1기업)의 지분 한도를 51%로 해 사실상 1인 미디어렙 독점이 가능한 ‘1사1렙’ 구조로 지상파를 제외한 언론사들의 견제를 받는다.

자유선진당안은 ‘1공영 1민영’을 들고 있다. 1공영에는 KBS MBC EBS가, 1민영에는 SBS가 들어가는 안이다. 다만 공영렙이 종교, 지역방송에 대한 광고판매를 대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향후 종편·보도PP가 강제 위탁될 시 민영미디어렙 별도 설립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분한도는 1인 30%로 대기업과 일간신문, 뉴스통신사는 10% 이상 지분 보유 시 의결권을 제한한다.

민주당 안은 1공영1민영을 토대로 하되 공·민영간 수탁 장벽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KBS와 EBS 등을 공영으로 묶고 SBS를 민영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공영렙과 민영렙의 소유구조만 달리하자는 것이다. 즉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 공영렙, 방송사 등 민영자금이 투입되면 민영렙이 된다는 개념이다. 마찬가지로 민영렙은 개별방송사 지분을 10%로 제한하고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대기업 및 일간지, 뉴스통신사의 지분참여가 불가능하다.

언론사들 ‘신경전’
이 때문에 방송사를 비롯한 향후 종편·보도PP 진출 신문사들은 손익계산에 분주할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안이 자사에 이익 되느냐, 때문이다. 별도의 안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먼저 KBS는 공영렙 포함이 확정적이라 미디어렙보다는 수신료 인상 등에 치중하고 있다. SBS는 애초부터 1사1렙(한선교안)을 반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관심사는 MBC다. MBC 본사와 지역MBC 간 입장차로 인해 조율이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MBC 본사는 경영상 민영렙도 무방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으나, 지역MBC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본사와 지역MBC가 공동 참여하는 민영렙 설도 나돈다.

다만 지역MBC는 별도로 준비한 법안에서 ‘지역지상파에는 지상파 광고 총액의 40% 배당’ 등을 요구했다. 이는 지역의 서울 대비 인구·GDP 비율이 5대 5를 웃돌고 있지만, 광고비율은 3대 7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본부와 지역간 의견차가 존재한다. MBC 본사 측이 30일 방문진에서 미디어렙 관련 논의를 함에 따라 어떤 윤곽이 나올지 주목되는 이유다.

CBS 등 종교방송 쪽에선 공영렙에 포함되길 내심 원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종교방송들이 MBC 등 주식회사와 다른 재단법인인 만큼 공영렙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 안이 종교방송 쪽의 주장과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조·중·동 등 종편 채널 등을 타진하는 신문사 쪽에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입장은 있지만 아직 공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고, 동아일보 관계자는 “민영렙 논의가 워낙 변동성이 많아 아직 특별히 정리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민영 구조가 지상파의 광고독점으로 이어질까를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1공영 1민영 안들이 모두 지분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 고민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케이블채널을 소유한 경제지들은 1공영 다민영 등 완전경쟁 체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공영 다민영 ‘제동?’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4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공영 1민영 미디어렙은 자유로운 경쟁체제를 갖추는 데 적절하지 않고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은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에 충격이 크기 때문에 한시적으로라도 1공영 1민영으로 ‘제한경쟁’시키는 방식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도 “한선교 의원의 안대로 ‘1공영 다민영’의 미디어렙이 생긴다고 가정하면 조·중·동을 제외한 나머지 매체 40%가 고사할 것”이라고 주장해 한선교 안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헌법재판소의 코바코 광고독점 위헌판결에 따라 올 연말까지 현행 미디어렙 체제를 바꿔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과 언론계간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미디어렙 개편은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한마디로 논의가 복잡하고 지지부진하다”며 “어느 한 곳을 만족시키려 들지 말고, 중간 지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