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 사장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기자들이 현장취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2~3번 보고 받았다”며 “KBS에 대한 불신이나 KBS 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광범위한 불만의 표현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KBS 기자들이 현장취재를 거부당한 것이 치욕스럽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질문을 받고 “사회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KBS 취재인력에 대해 생경한 표현을 하는 국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이런 발언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비등했던 KBS에 대한 비난 여론을 사실상 일부 국민의 목소리로 평가절하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또 노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 KBS 구성원들이 느꼈던 일반적인 정서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당시 KBS 중계차는 덕수궁 대한문, 봉하마을 등 취재현장에서 쫓겨났고, 카메라는 KBS 로고를 떼야 했고, 기자들은 취재를 거부당했다. KBS 안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는 두고두고 KBS 뉴스의 부끄러운 뉴스로 남을 것”이라는 자성이 나왔다.
KBS 신뢰도가 급락하고 있다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이 사장은 “취임 전과 비교해 신뢰도에 흠이 났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언론재단에서 격년으로 신뢰도 조사를 하는데 2006년, 2008년에 이어 내년에 시행된다. 언론재단 조사 결과가 가장 객관적이며 공정한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온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시사인' 조사에서 KBS는 MBC에 신뢰도 1위를 내줬고, '시사저널' 조사에서는 MBC와 한겨레에도 뒤져 3위를 기록했다. 미디어발전위원회 야당 측 위원들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에서 MBC에 밀렸다.
이 사장은 KBS 노동조합이 실시한 본부장 신임투표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투표 인원 대비 보도본부장 불신임률이 67%로 높게 나온 것은 사내에서 보도와 관련해 불만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질의에 이 사장은 “보도본부장을 지지하는 기자들이 투표를 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불신임에 찬성하는 기자들은 투표를 많이 했다. 하지만 보도본부장을 지지하는 기자들은 투표 안 했을 개연성이 있다”며 “지지하지 않는 기자들은 소극적으로 투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은 “무응답층을 분류하면 찬반 비율이 투표자들과 비슷하게 나타난다”며 “보도본부장을 신임해서 기자들이 기권했다고 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편의적인 해석”이라고 맞받았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색깔없는 KBS’ 발언에 대해 이 사장은 “사회적 공기로서 편파 왜곡하지 않고 특정계층, 특정집단에 치우지지 않는 모든 계층에 널리 이익이 되는 방송을 하라는 얘기로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