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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단 공개를 주저해 여러 억측이 나돌았던 KBS 20기 시청자위원 13명이 지난 17일에야 발표됐다. 일각의 우려대로 시청자 권익보호 활동과 거리가 먼 KBS 사우회원, 전경련 간부, 고고학자 등이 선임됐다. 사진은 KBS 시청자위원회 첫 회의.(사진=KB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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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을 폐지했던 KBS가 이번 가을 개편에서 ‘생방송 시사360’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KBS를 ‘색깔이 없는 방송’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코드에 이병순 KBS 사장이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안테나를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S는 지난 18일 이사회에 ‘생방송 시사360’ 폐지, ‘아침 뉴스타임’ 시간 단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09 가을 개편안’을 보고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공정·공익을 바탕으로 수신료 가치 실현, 프로그램 완성도 및 경쟁력 제고”가 가을개편의 큰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생방송 시사360’을 폐지하고 ‘생방송 세상은 지금(가제)’을 신설했다. 월~목요일 밤 12시15분부터 30분간 방송되는 ‘생방송 시사360’은 국내뉴스를 심층 분석한 내용으로, KBS에 마지막 남은 권력비판형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체 프로그램인 ‘세상은 지금’은 급변하는 국제뉴스와 각종 재난, 재해 등의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는 포맷이다.
KBS는 또 2TV ‘아침 뉴스타임’의 보도시간을 1시간에서 40분으로 줄이고 대신 비판기능이 없는 일일 행사안내 프로그램 ‘오늘 게시판’을 신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1TV에 기업 CEO나 국가 원로의 충언을 듣는 ‘KBS 명강 일류의 조건’과 ‘이것이 세계 일류’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KBS PD협회(회장 김덕재)는 “‘생방송 시사360’ 폐지는 미흡하나마 권력에 비판적인 입장을 지키려던 몇 안 되는 시사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 사장은 아마도 KBS를 확실하게 ‘바보상자’로 만들어 연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싶은 듯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KBS 노조(위원장 강동구)도 성명에서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이 사장이 이번 개편안에 어떤 철학과 비전을 담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대한 비판기능이 약화된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S는 지난 17일 보수적 기독교계 인사인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 황인학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 등 20기 시청자위원 13명을 발표했다. 시청자위원 면면을 보면 정권과 코드가 맞는 보수인사나 방송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전경련, 대한변협 등에서 추천한 인물들로 채워졌다. 반면 오랫동안 시청자운동을 해온 언론관련단체 인사들은 모두 빠졌다.
KBS는 각 단체 추천을 거쳐 대표성과 전문성, 활동성, 방송 이해도 등을 고려해 시청자위원을 위촉했다고 밝혔으나 KBS 사우회원, 고고학자, 보수 미디어매체 편집장이 선임되는 등 시청자 권익보호 활동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BS 이사인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권력을 비판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보수 인사 위주로 시청자위원을 물갈이한 것은 공통의 노림수가 있다”며 “언론 본연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없애고, 교양·오락중심의 무색무취한 KBS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