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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무현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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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권력 저 권력과 제휴” 조중동 비판도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고록 ‘성공과 좌절, 노무현 못다 쓴 회고록’(학고재)이 21일 출간됐다. 그의 생전 인터뷰, 미완성 원고, 인터넷 카페에 올렸던 글 등을 옛 청와대 비서진이 간추려 펴낸 것이다. 이 책에서 노 전 대통령은 언론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육성 회고를 정리해 따로 정리한 제2부 속의 ‘언론개혁’이란 장에는 노 전 대통령의 기본적인 언론관이 나와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권위주의와 특권적 구조 해체를 이루려했고, 그 특권구조의 가운데 언론이 있다고 봤다. ‘정부권력과 언론의 유착 관계’, ‘언론이 지난날 누려오던 특권적 지위’ 두 가지는 더 이상 인정할 수 없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지원선진화방안’ 등 언론계의 큰 저항을 부른 의제들이 생산된 셈이다. 그는 “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선되고 인수위를 하는 동안 언론의 일방적인 취재 활동 때문에 정부가 기능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일이 몇 가지 있었다”며 “그래서 정부 기능의 보호 차원에서 취재 관행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오랫동안 대립관계를 이어온 동아·조선·중앙일보에 대해서는 “언론은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하다가 그로부터 해방된 다음에는 이 권력, 저 권력과 제휴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조·중·동”이라며 “권력의 대안과 결탁해 직접 게임에 참여하는 주전선수”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은 보수진영의 분열로 당선됐는데 내내 조·중·동과 갈등을 일으켰다”며 “그래서 조·중·동은 절치부심 5년 뒤를 기약했는데 제가 다시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아예 편을 갈라서 싸운다. 그들이 정치의 주체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기 말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언론과 빚었던 갈등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었다. “전략적으로 용의주도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조금 더 요령을 가지고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가. 이런 질문을 하기도 한다”면서도 “어떤 방법이 있었을지 지금도 자문자답을 해보지만 피해갈 수는 없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진보적 언론에게는 섭섭해했다. “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언론들도 저를 비판해야 자신의 민주성이 더 빛날 것으로 여겼는지 도와주지 않았다. 아니면 참여정부가 진보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더디게 가서 진보가 아니라며 비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가 원칙으로 맞서지 않았다면 그 정도를 유지하는 일도 어려웠을 것이다.”
서거 직전 노 전 대통령은 언론의 힘에 대해 큰 좌절을 느낀 듯하다. 권양숙 여사가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난 뒤인 지난 4월 홈페이지에 쓴 글에 그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온 날 아내가 불쑥 말합니다. ‘권력은 돈하고, 언론하고, 검찰에 있어요, 정치인들은 껍데깁니다.’…그런데 자꾸 불안합니다. 아내의 말이 맞는 것 같아서….”
검찰 조사 이후 가족이 언론의 표적이 되자 겪은 마음고생도 표현했다. “건호가 탄 차는 도망가고 기자들이 탄 차는 추격한다. 구도만 보면 건호는 죄인이다. 뒤쫓는 기자는 무엇으로 보일까? 영화에서 본 보안관으로 보일까? 영화에서나 본 이리떼처럼 보일까?…정말 언론은 사회의 공기일까? 정도를 넘으면 흉기가 된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항상 생각해보던 일이지만 남의 일이 아니고 내가 당해보니 참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