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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종편 참여 솔깃하긴 한데…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참여 논의
조·중·동·매경 지방순회 '러브콜'

민왕기 기자  2009.09.15 2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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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신문들이 일부 중앙일간지들로부터 종합편성채널 참여를 제안 받은 가운데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실제 조선·중앙·동아·매경 등 중앙일간지들이 전 방위적인 구애작전에 나서면서 검토에 들어간 곳도 상당수다.

강원·부산·광주·경남 등 지역일간지 관계자들은 “최근 조·중·동과 매경이 모두 다녀갔다”며 “적극적이진 않지만 종편 참여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메이저신문들로선 지역신문들을 참여시킬 경우 ‘RFP(사업계획 평가에 의한 비교심사)’에서 유리한 것은 물론 모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적극 검토중
먼저 한국지방신문협회(회장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가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과거 춘추사들의 모임으로 강원일보, 경남신문, 경인일보, 광주일보, 대전일보, 매일신문, 부산일보, 전북일보, 제주일보 등 9개사가 소속돼 있다.

이들은 17,18일 이틀간 대구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종편 공동참여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개별 참여보다는 공동 참여가 향후 중앙언론에 예속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일보 이헌율 기획실장은 “개별적으로 가기보다는 협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가자는 의견이 많고 회장사인 부산일보도 사장단의 결정을 보고 후속 조치를 세울 것”이라며 “지방에 대한 정부차원의 배려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광주일보 조경완 편집국장은 “위험성은 있지만 일단은 종편 참여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개별 컨소시엄보다는 한국지방신문협회 명의의 참여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개별 참여를 할 경우 지분율이 극히 낮아 중앙지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드라마 등 오락 분야를 제외한 보도 부문에 한해서는 정부든, 대주주든 지방언론 몫에 대한 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조·중·동·매경 중 더 나은 옵션을 제시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모기업이 추이를 보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부각된다. 조·중·동 등 지역시장 경쟁자들과 손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각 사별 의견차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 단독 출자를 고려하거나 재정 때문에 참여에 미온적인 회원사들이 있어서다. 전국지역신문협의회 쪽에서도 종편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종편에 대한 지역신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국면이다.

지역신문 ‘토사구팽’ 우려
반면 지역신문들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을 우려하기도 한다. 종편에 드는 비용은 수천억 원대. 한신협 소속 9개사가 모여 첫 출자를 하더라도 증자가 계속되면 지분율이 낮아져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남신문 박현오 편집국장은 “지역신문이 끼면 아무래도 종편 심사에서 점수를 더 잘 받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종편 지방뉴스를 보장하는 옵션에 응할지도 미지수고 따라서 이용만 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원일보 최병수 편집국장은 “제의는 오고 있지만 콘텐츠와 투자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된 건 아니다”라며 “내용을 알아야 손을 잡든, 어깨동무를 하든 할 텐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판단하기는 아직 힘들다”고 지적했다.

긍정적 입장을 보였던 광주일보 조경완 편집국장도 “단순한 자본참여에 그치지 않고 방송 보도기능에서 지방논리가 말살되는 데 결과적으로 기여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 “경영난에 봉착해 종편 케이블에 위탁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인쇄매체는 방치하고 방송 분야에만 집중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대전일보 송신용 편집국장은 “미디어법이 소수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갑작스럽게 진행돼 대응할 시간이 없었다”며 “종편을 하더라도 프랑스처럼 1년간 무료구독 지원, 세금 공제 등 인쇄매체를 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편보다는 킬러 콘텐츠 개발을
언론학계 일부에선 지역신문들의 종편 참여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신 자체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라는 충고다.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과점신문들의 행보는 지역신문과의 상생보다는 여론다양성 등 좋은 점수를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소적인 지분참여를 하느니 영상 콘텐츠를 개발해 판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민방 등과 공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역 언론의 생존을 지역 안에서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적극적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진순 중앙대 겸임교수도 “메이저 신문 컨소시엄에 휘둘리기보다는 지역 정체성을 지키는 브랜드 전략으로 임해야 한다”며 “지역신문의 장점을 살려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문종대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기업이 방송시장에 섣불리 뛰어들려 하지 않는 마당에 지역신문의 참여는 돈만 주는 꼴”이라며 “탈출구를 방송 쪽으로만 보지 말고 지역신문 지원 정책 개발, 공익기금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활동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