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9일 엄기영 MBC 사장이 개혁방안으로 내놓은 ‘뉴 MBC 혁신 플랜’을 수용하는 대신 ‘PD수첩’ 진상조사 및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방문진은 이날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엄 사장으로부터 ‘뉴 MBC 혁신 플랜’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보고 받았다.
김우룡 이사장은 “엄 사장이 구체적인 추진 일정을 많이 제시했으니 방문진 이사회는 엄 사장에게 플랜을 추진할 것을 기대한다”며 “항간에 단순한 시간끌기라는 오해가 있으니, 그런 오해를 불식할 수 있도록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적어도 내년 2월 정기주주총회 때까지 엄 사장에 대한 거취를 묻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혁신 플랜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MBC의 뜨거운 감자인 PD수첩 진상조사와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김 이사장은 "일부 경영진 이사들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엄 사장이 뉴플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의지 표현"이라며 "PD수첩 진상조사 및 인적 쇄신 등은 실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홍재 이사는 “현재 이슈가 되는 것은 MBC의 공정성 문제이다”며 “엄 사장이 결단을 내려 9월 중으로 (PD수첩)조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의견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차기환 이사는 “경영진이 재판 계류 중인 것을 이유로 자체 조사를 미루는 것이 회사 및 당사자를 위해 유익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이견이 있다”며 “경영진이 그 문제에 대해 더 숙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 진 이사는 “문제가 있는 방송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사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자가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인적 쇄신을 주주총회에 미루는 것은 경영진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혁신 플랜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상모 이사는 “엄 사장이 밝힌 공정방송, 노사관계의 문제는 추진 과정에서 그 규정들이 왜 생겼는지 유념해야 한다”며 “방송은 진실과 사실 보도에 충실해야 하고 그 규정들은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언론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서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엄 사장은 혁신 플랜에 대한 세부 내용을 밝혔다.
액션 플랜에 따르면 MBC는 전 임원, 라디오본부장, 기획실부실장, 편성·경영지원국장 등이 참여하는 ‘뉴 MBC 플랜 위원회’를 구성, 11월까지 미래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 11월까지 최종 협의기구인 ‘미래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 산하에 경영분과와 미래분과를 두고 단체협약과 노사협상, 미래전략,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MBC는 9월 중 자회사 전략을 수립하고 12월 중 계열사 전략을 확정키로 했다. 또 11월 상향평가제도를 폐지하고 2차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