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신종플루 아냐? 병원에 한번 가봐.”
전 국민이 ‘신종플루 주의보’에 긴장하고 있다. 언론사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 확진 환자가 나오는가 하면 신종플루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중앙 한 방송사 영상부문의 A기자는 가벼운 감기 기운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주 신종플루 확진을 받았다. 직원에게 이상 징후가 있으면 곧바로 보고해 대처하라는 회사 대표명의의 지침을 내려 보낸 직후였다. A기자는 발 빠른 조치 덕분에 완쾌됐다.
신종플루 공포가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어낸 경우도 있다. 한 지역신문사 정치부의 B기자는 고열, 기침, 소화 장애가 심해지더니 급기야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태에 이르렀다. 인근 병원에서 “신종플루가 의심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객지 생활을 하는 B기자는 “내가 정말 신종플루에 걸렸구나”라는 걱정에 사흘 동안 숙소에서 혼자 끙끙 앓았다. 그러나 상급 병원의 최종 판정은 ‘A형 간염’. 한 동료는 “빨리 병원에 갔어야 했는데 신종플루인 줄 알고 주저하다가 병만 키웠다”며 “신종플루 괴담이 만든 피해자”라고 안타까워했다. 해당 지역 언론계에는 “이 신문사에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다”는 정보보고가 일제히 올라 같은 회사 동료들이 출입처에서 한동안 장난기 어린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각 언론사들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스스로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와 조선일보는 직원이나 그 가족 중에 신종플루로 의심되거나 확진을 받은 환자가 있을 경우 ‘공가(公暇)’로 처리하겠다는 공문을 각 국·부서에 최근 전달했다. 공가는 개인이 사용한 휴가 일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본인에게 불이익이 전혀 없다. 조선은 태평로 사옥 1층 로비와 식당에 항균 세정시설을 마련해 출입자들이 꼭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다른 언론사들도 사내에 세정액을 설치하는 등 예방책 강구에 부심하고 있다.
KBS는 지난달 초부터 사내에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예방수칙을 전 직원에게 고지하고 있다. KBS는 해외출장자가 많은 편이어서 이들에게 방진마스크를 지급하고 위급 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을 교육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 나가는 직원은 자동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게 돼 있어 현지에서 발병하더라도 긴급히 이송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일반 직원도 원할 경우 의무실에서 방진 마스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기자 등 언론계 종사자들은 외부인 접촉이 많은 데다가 잦은 술자리와 술잔 돌리기 등의 음주문화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평이다. 보건복지부까지 나서 “우리나라 음주문화의 특징 중 하나인 술잔 돌리기는 신종플루의 전염경로인 침 등 비말(입에서 배출되는 작은 물방울) 접촉을 통해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