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이 편집국장 임명제도와 관련해 내부 온라인 투표를 벌인 결과 현행 직선제가 아닌 임명동의제 지지가 다수로 나타났다. 그러나 편집국 기자들이 대거 불참한데다가 사장의 일방적 여론수렴이라는 비판도 있어 사측이 직선제 폐지를 강행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신문은 4일 오후 8시 이동화 사장의 제안으로 지난 이틀간 ‘편집국장 임명제도 의견수렴(온라인 투표)’을 벌인 결과 ‘임명동의제’가 85.5%로 ‘직선제(14.5%)’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투표율은 68.8%였다.
서울은 전체 정규직 사원 4백60여명을 대상으로 2일 오후 6시부터 4일 오후 7시까지 ‘편집국장 임명제도 의견수렴’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으며 투표는 1안 ‘직선제(현행)’, 2안 ‘임명동의제’ 중 택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온라인 투표 결과 임명동의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실제 ‘편집국장 직선제 폐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먼저 이 사장이 이번 투표에 자신의 진퇴를 걸면서 사장 신임·불신임 성격이 강해져 정확한 의견수렴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온라인 투표라는 형식도 논란거리다. 노사가 동의한 상태에서 진행된 투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여론조사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비판이다. 편집국 직원들 대다수가 참여를 거부했다는 주장도 있다.
사측은 투표 결과와 관련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이 투표 결과를 단체협상 안건에 올리겠다고 밝혀온 만큼, 노조에 임명동의제에 대한 논의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노조 한 관계자는 “사장 개인의 자격으로 의견 수렴을 벌이는 것은 자유지만 임·단협에 이를 포함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제안을 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온라인 투표는 이 사장이 2일 오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식 제안하면서 실시하게 됐다. 이 사장은 이날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회사의 주도로, 편집국장 직선제와 임명동의제를 놓고 사원 투표를 벌이겠다”며 “이번 투표에 저의 진퇴를 걸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취임한 이 사장은 현재 실시되고 있는 편집국장 직선제의 폐단을 주장하며 임명동의제로 바꿀 것을 줄곧 요구해왔다. 이에 노조는 지난 6월 노사 공동으로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편집국장 임명제도에 대해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며 사측이 이를 받아들여 7월7일 TFT가 출범했다.
그러나 TFT는 한달여 간 임명제와 관련해 논의를 벌인 끝에 이 사장이 요구한 임명동의제를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대신 TFT는 8월 중 게시판을 통해서 직선제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이 TFT의 결정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임명동의제를 거듭 주장하면서 사실상 노사의 논의구조는 깨지게 됐다. 이 사장은 “TFT는 더 이상 추동력이 없다”며 이번 투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 한 기자는 “(이번 투표는) 사장의 진퇴가 걸려 있어 결정에 혼선이 생기는 등 합리적이지 않았다”며 “TFT는 복수추천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노사 합의로 만든 기구의 논의를 무시하고 일방행보를 거듭하는 데 대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