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의 고용 안정이 흔들리기 시작한 지 오래다. 그러나 퇴직 이후의 미래는 전적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개인의 몫이다. 많은 기업들이 퇴직자 관리에 인식을 넓히면서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를 도입하는 데 비해 언론계는 아직 사각지대인 셈이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회사가 퇴직하는 사원의 재취업·전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전직자지원제도’다. 미국에서 1960년대 말 시작돼 포천이 선정한 기업 5백대 기업 가운데 70%가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도 세계적인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 기업인 에이어스(Ayers)그룹, DBM, 라이트매니지먼트 등이 진출해 있다.
국내 기업들도 대기업과 외국계를 중심으로 전직자 지원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다. 기업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자체 제도를 운영하거나 외부 업체에 컨설팅을 맡겨 퇴직자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경력개발센터’를 운영 중이며 포스코는 지난 2002년부터 전문업체인 DBM코리아와 함께 ‘퇴직자전직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DBM코리아에 따르면 자사의 전직자지원제도를 이용한 퇴직예정자 중 평균 50%가 재취업 및 전직에 성공했다.
기업들이 점점 전직자 지원에 인식을 달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 퇴직하는 직원을 최대한 배려하면 이후에도 우호적인 ‘휴먼 네트워크’의 형성이 가능하다. 퇴직자들과 불필요한 앙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퇴직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된다는 면이 이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우리 언론계에서는 이 같은 제도는 아직 생소하다. 현재 전직자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언론사는 조선일보가 유일하다. 이외의 언론사들은 인력 구조조정 때 등 한시적으로 시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선은 2007년부터 이 제도를 시작했다.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회사가 지정하는 전문업체에서 재취업·창업·은퇴 후 생활 설계를 컨설팅 받게 해준다. 교육을 받는 기간에도 급여는 똑같이 지급한다. 이와 함께 정년퇴직자 중에서 심사를 거쳐 최장 5년까지 계약직으로 연장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최근에는 ‘사원주도형 전직지원 준비’ 개념을 추가로 도입했다. 회사가 지정한 업체가 아니더라도 퇴직자가 원하는 기관에서 과정을 밟기를 원하면 퇴직 3개월을 전후해 최고 3백만원을 지원한다. 또한 퇴직예정일 직전 3개월간 유급휴가를 쓸 수도 있다.
조선의 한 관계자는 “정년까지 채우는 인력이 많아 퇴직 후 설계를 회사가 지원할 방법을 찾다가 다른 일반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며 “실시 후 8명이 이 제도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용진 DBM코리아 사장은 “언론인은 전문 인력이기 때문에 전직지원제도의 실효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그럴수록 더욱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며 현재 정년퇴직자 중심인 시행 대상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