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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보도의 교훈

김영섭 연합뉴스 미디어과학부 차장  2009.09.02 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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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섭 연합뉴스 미디어과학부 차장  
 
일단 끝이 났다. 2002년 8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그랬다. 여러 번의 발사 연기와 언론사들 간 열띤 취재경쟁으로 진을 다 뺐던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현장기자들의 취재경쟁은 높이 살 만했다. 여수공항에서도 차량으로 2시간여 떨어진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어느 언론사 할 것 없이 비지땀을 흘리며 감격의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정성과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실패했다. 나로호도, 언론도 각각 교훈을 남기고서 말이다. 이제 9개월 뒤에야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사실 지난달 25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날 나로호가 불기둥을 내뿜으며 힘차게 상공으로 올라가는 순간, 전 국민의 시선이 집중됐기 때문에 그렇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컴퓨터 자판을 놓고 프레스룸 밖으로 뛰쳐나가 박수치던 기자들도 흥분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발사 1초를 남기고 멈추나, 올라가다 그냥 주저앉나…’ 조마조마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던 25일의 오후 5시와 그 이후 9분은 그렇게 흘러갔다. 

하지만 나로호와 취재진은 굳이 같이하지 않아도 될 게 하나 있었다. 나로호가 아쉽게도 위성을 안착시킬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는데, 언론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발사 성공’이란 축배를 먼저 마셔버려 결국 ‘정확한 보도’에 실패했다.

사실 실패를 생각하기 힘들 만큼 나로호는 잘 올라갔고 1단과 2단의 분리, 위성분리에 이르기까지 정확히 5백40초간 최소한 겉으로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인지 일제히 ‘나로호 발사 성공’을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나로호는 우주발사체인 만큼 ‘발사체의 임무에서 성공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위성을 내려놓을 정상궤도를 훨씬 벗어났을 뿐더러 위성덮개 한쪽마저 분리되지 못했다. ‘발사는 성공’일지라도 ‘발사체의 성공’은 아님이 분명했다.   

나로호 발사 취재는 ‘과학도, 취재도 이벤트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떠올리게 한다. 1단 로켓을 들여와 쏘는 것이란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향후 기술자립은 중차대한 과제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언론보도에서도 이벤트성은 경계해야 할 요소다. 더욱이 과학적 성과를 다루는 만큼 언론보도는 더욱 객관적으로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나로호는 위성과 분리되는 이륙 후 5백40초에 일단 ‘퍼포먼스’가 완료되고 그 평가를 기다리는데, 정확한 성공 여부는 발사 뒤 30분 이상 데이터 분석 작업을 거쳐서 확인된다.

국민에게 ‘발사체의 성공’ 의미를 밝히며 차분하게 결과를 기다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맞다. 취재진은 국민과 함께 나로호 발사를 기뻐할 수 있지만 분명한 역할 수행이 앞서야 한다고 본다. 현지 취재기자들에게 ‘나로호 발사, 그날’이 잊을 수 없는 취재현장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나로호 발사 보도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이벤트성 보도보다, 정확한 사실보도는 기자의 생명이기 때문이다.